"빈곤한 나라 살림에도 불구, 정치 축전 계속 벌여야 하는지..."
"빈곤한 나라 살림에도 불구, 정치 축전 계속 벌여야 하는지..."
  • 승인 2014.04.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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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생일’ 축전에 북한 주민들 불만 표출

김일성 생일(4월15일·태양절)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김일성 생일을 맞아 막대한 외화를 들여 매년 개최하는 `4월의 봄친선예술축전`을 두고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982년부터 시작돼 30년째 열리고 있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막대한 외화를 들여 외국에서 예술인을 초청해 북한의 연례행사다. 올해에도 북한은 "11일부터 17일까지 제29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진행한다. 150여 개국에서 1700여개 예술단체와 1만5000여명의 예술인이 참여해온 이 행사는 `행성의 예술 올림픽`이라며 유튜브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홍보 동영상은 축전 참가자들에게 쾌적하고 아늑한 호텔 등 편의시설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중국에 체류 중인 한 평양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이번에 4월 축전이 또 열린다고 하자 주민들은 허탈감을 숨기지 않다. 김씨 3대째 진행되고 있는 축전에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며 "이젠 평양 사람들도 외국 출연자들을 돈 주고 데려온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주민은 "몇 년 전 중국 연변가수 최경호가 축전에 참가해 북한 노래 `소쩍새`를 불렀을 때 만사람(다수의 사람)이 감탄했는데 `저 가수를 데려오는 데 미화 수만 달러를 썼다`는 소문이 돌자, 외국인이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당국의 선전이 거짓임을 단번에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평양 시민들이 비록 내놓고 분노를 표출하진 못하지만, 공연수준이 한심한 외국 예술단이 출연하면 `돈 값도 못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양과 달리 지방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외국인들이 축전에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당국의 선전을 그대로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정착한 지방 예술단체 출신의 한 탈북여성은 "지방 주민들은 아직도 외국인들이 수령님을 흠모해서 찾아온다고 믿고 있다"며 "그런데 (북한을)나와서 들어보니까 그게 뻥이고 자기네(당국)끼리 다 해먹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 여성은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김일성)의 후광을 업고 집권한 만큼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해 빈곤한 나라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4월의 정치 축전을 계속 벌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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