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 아이가 바로 나야!
<신간> 그 아이가 바로 나야!
  • 이주리 기자
  • 승인 2014.04.26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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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아틀라스 글/ 다니 케르만 그림/ 오주영 옮김/ 포이에마







이스라엘 특유의 뻔뻔하고 거침없는 태도를 히브리어로 `후츠파`라고 한다. 경우에 따라선 당당하고 격 없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말하기도 한다. 자기주장을 마음껏 펼치되 서로의 개성과 취향은 존중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경쟁이나 비교도 없고, 소수의 창의성이 희생되지도 않는, 이스라엘의 남다른 역동성의 원동력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후츠파 어린이의 표본이다. 어른들의 심오한 대화 자리에서도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나오면 “그게 무슨 뜻인가요?”라고 묻고, 그런 질문에 “넌 몰라도 돼”라고 말하지 않고 아이가 납득할 때까지 설명해주는 어른들 틈에서 자란 아이가 가장 정직하게 풀어놓은 동화 같은 시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의 입에서 나오기엔 때론 너무 기특하고, 때론 너무 버릇없다. 우리가 ‘어린이’라고 규정해놓은 이미지나 ‘착한 아이’와도 거리가 멀다.

 

하지만 묘하게도 그 모습은 우리와 꼭 닮았다. 어른들에게 혼나는 것이 무서워 속으로만 감춰두었던 말들을 이 후츠파 유대인 꼬마가 대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아이랑 대화할 때 일부러 아기처럼 말하는 어른들을 비웃는 모습,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은근히 자기 선물을 사왔는지 가방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 엄마와 이야기 하고픈데 엄마가 정말로 깰까 봐 조심조심 깨우는 모습… 유대인 꼬마아이의 작은 일상들에서 어른들은 ‘유년 시절의 나’를 만난다. 청개구리 같은 자녀들 때문에 속 깨나 썩는다는 부모 역시 이 책을 통해 ‘그 시절의 나도 그랬었지’ 하며 말을 듣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유다 아틀라스와 다니 케르만이 40여 년간 이 후츠파 꼬마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꾸준히 쓰고 그려왔으며, 이 책은 10여 년째 아동 문학 분야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다. 1978년에는 이스라엘 교육부와 텔아비브 주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2013년에는 저자인 유다 아틀라스가 히브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번역자가 직접 저자와 2년 동안 소통하며 가장 정직한 아이의 문체로 번역했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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