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춘, 지승호 지음/ 철수와영희




2014년 현재 민주주의의 후퇴와 함께 진보의 꿈은 조롱받고 있으며, 자본의 독재로 인해 민중의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기층 민중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진보, 개혁 진영의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봐야 한다.

이 책은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의 창간호로 손석춘과 지승호의 2014년 한국사회 진단과 함께 대자보 시리즈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손석춘은 ‘대자보’를 지승호와 함께 기획한 후 창간호 대담에 앞서 모질자고 ‘작심’했다고 한다. 이명박, 박근혜에 이어 또 다른 기득권 정권이 들어서는 사태를 막으려면 말 그대로 제 살을 깎는 고통이 필요하다고 다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서울 석촌동에서 세 모녀가 자살한 사건과 참여정부 시절 일어난 부평의 가난과 빚에 절망한 30대 여성이 세 자녀를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트리고 투신자살한 사건이 겹쳐진다고 지적한다. 늘 흔들려온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변신하며 더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진보 세력은 ‘이석기 구하기’에 매몰되어 있거나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 가면 2017년 대선에서 또 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지승호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 식상한 말이 되었고,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는 자들에 대한 비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현실에서 과연 대안은 없는 거냐고 물어본다.

진보진영에 대해 ‘너희는 다르냐? 정권 줘봤는데, 별것 없었잖아?’ 하는 국민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착하지만, 무기력하게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에게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인 ‘민주 정부’는 얼마나 달랐느냐고 일침을 가한다.

진보, 개혁진영이 ‘왜 우리를 믿지 못할까?’ 하고 국민에게 눈을 흘기지만 말고 그 이유에 대해 한 번쯤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보 진영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으려고 하지 않고, 모독하고 내모는 데만 힘을 쏟지는 않았는지, 너무 오만했거나 무능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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