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노조, 공동총파업 돌입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29일 공동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2009년 김인규 전 사장 취임 반대 파업 부결로 노동조합이 분열된 이후 첫 공동파업에 나선 것이다.

이번 파업은 길환영 사장과 청와대의 보도개입 논란으로 KBS 구성원들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상황이라 과거 파업과는 결속력이 비교가 안 된다. 간부들까지 참여한 파업이기도 하다.

기존 파업이 벌어졌을 때 KBS는 대체인력이 있어 방송제작에 큰 차질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파업에는 보도본부 보직간부 대부분을 포함해 KBS 팀장급 중 70%정도가 보직을 사퇴하고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양 대 노조는 KBS 본관 앞에 모여 “2014년 공영방송 사수와 방송독립 쟁취를 위한 파업은 KBS내 모든 노동조합과 직능협회, 부장급 이상 간부들까지 모두의 뜻을 모아 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한 역사적인 공동투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동안 보도공정성 논란 등으로 파업에 돌입했을 때 KBS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현행 법률에는 근로조건과 관련해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전 파업 당시에는 ‘보도공정성’이 근로조건에 포함될 지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법원에서는 언론사 파업의 경우 ‘보도공정성’을 ‘근로조건’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 양대 노조의 파업이 방송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BS본부에 따르면 29일 파업 시작과 함께 몇몇 앵커들이 돌아가면서 뉴스진행을 맡고 있고, 2TV의 굿모닝 대한민국은 3MC 체제에서 황수경 아나운서 혼자 진행을 맡았다. 아울러 소비자리포트도 불방됐으며 라디오뉴스는 5분 방송에 그치고 있다.






라디오도 편성이 어긋나면서 재방송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KBS는 오는 3일 예정된 1TV 저녁일일극 ‘고양이는 있다’ 제작발표회도 취소하는 등 업무 전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KBS 측은 이번 파업에 대해 “위기극복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도 모자랄 상황에서 양 노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파업은 불법파업이며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참여하거나 파업찬반투표 등을 거쳤다고 해서 파업의 불법성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KBS 측은 “회사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타협과 관용이 없음을 명확히 선언하고, 사규위반에 따른 징계책임과 불법행위에 따른 민형사상의 책임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내외의 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명분 없는 파업은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게 큰 희생을 강요하고 회사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뿐”이라고 경고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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