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 촛불행동'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3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3차 범국민 촛불행동’을 열었다. 이날 무더운 날씨에도 2만여 명의 시민들은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대책회의는 신속한 실종자 수색과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며 시민들과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세월호는 잊을 수 없는 대참사다. 다시금 반복될 수 없는 대참사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하며 근본적으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민변 사무처장은 “지난 수많은 참사가 있는 동안 진상이 낱낱이 드러나고 책임자가 처벌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이 아픔과 슬픔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국회와 정부가 이를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우리 아이들이 왜 부모의 눈앞에서 배가 넘어가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진실을 알고 싶다. 국민들의 성원이 너무 뜨겁다. 이 뜻을 지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진상조사 실시하라’, ‘실종자를 찾아내라’, ‘팽목항을 잊지말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등의 팻말을 들고 구호르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해 7월 충남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안해병대캠프 참사 유족들도 참가했다. 이들은 시민들을 향해 “정부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부도덕한 직원들의 행태, 총체적인 안전불감증 등 태안해병대캠프 참사 때나 세월호 참사 때나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다섯 아이의 희생 후 부조리한 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결국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며 “침몰한 국가를 바로 세우고 썩어있는 관행이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그날까지 촛불을 들고 또 들자”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촛불을 들고 종로2가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행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는 일부 시민들과 경찰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이들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우리는 청와대로 가야겠다”고 경찰에게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고, 경찰들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라며 행진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시민 일부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편 가족대책위와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시청 분향소와 서울역 등 14곳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천만인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서명운동은 서울 이외에 인천, 대전 등 전국 16곳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대책회의는 “31일까지 열흘만에 전국에서 모두 76만 여명의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명지는 이날 집회에 참여한 유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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