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신간>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 이주리 기자
  • 승인 2014.07.19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지향 지음/ 문학동네





가장 젊은 상상력, 한계를 뛰어넘고 금기를 박살내고 현재를 돌파할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고자 제정된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다. 그 새로운 이야기를 향한 갈증을 채워줄 올해의 수상작은 정지향의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잔잔한 감성 속에 숨어 있는 젊은 세대의 뼈저린 현실인식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사랑과 우정, 가족 간의 갈등, 사회로의 진입 실패와 재능에 대한 회의, 정체성의 혼란 등,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민을 정교한 플롯과 다양한 에피소드로 설득력 있게 전개해나간다. 예리하면서도 따스함을 잃지 않는 세심한 시선으로 동 세대 젊은이들의 성장통을 성공적으로 소설화한 작품이다.

“제 또래가 실제로 겪고 있는 가족 문제, 진로에 대한 고민, 관계의 서툶, 그런 평범한 것들을 담았다고 생각해요. 이 소설의 에피소드는 모두 만들어진 것들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직면한 문제들은 모두 대학에 온 뒤 저나, 저와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고민하던 것에서 출발했어요” 작가 정지향의 말이다.

“내가 한국에 간다면, 그때 말했던 것처럼 네 ‘소파’를 내어줄 수 있어?”
소설을 쓰지 못하고 있는 지방 예술대 학생인 주인공 ‘나’는 “수많은 쓸모없는 주제의 동아리 중에서도 가장 쓸모없는 걸 하는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 요조와 동거중이다. 그런 ‘나’에게 인도 여행중에 알게 된 입양아 민영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표류기’라는 제목에서 보이는 대로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는 세 남녀의 사회로의 입사과정을 그리고 있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소설이 전형적인 성장소설의 패턴을 인용하면서도 살짝살짝 비트는 방식이다. 이 소설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눈감지 않으면서도 그 현실이 강요하는 사회로의 ‘굴욕적인’ 입사 역시 거부한다.

정지향은 2008년 이미 청소년계간지 ‘풋,’ 공모에 입선해 문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의 심사를 맞았던 소설가 김미월은, 수상작이 결정된 후 수상자의 이름을 듣자마자 혹시 ‘그 정지향’이 아닌가 궁금해했다. 마침 2008년에도 심사� 맞았던 그가 정지향의 작품을 인상깊게 보았던 탓이다. 고민 많은 ‘백일장 키드’에서 이제 그는 더 큰 한 걸음을 떼어놓았다. 작가로서의 그의 여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