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정신병·대리통치설’까지 무차별 확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행방을 놓고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는 등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37일째를 맞는 김정은의 ‘잠행’을 두고 외신과 SNS 등을 통해 각종 설들이 봇물처럼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에는 SNS를 통해 ‘김정은 뇌사설’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이날 SNS에 유포된 ‘김정은 뇌사설’을 요약해보면 ‘수술 실패로 김정은이 현재 뇌사 상태에 준하는 심각한 상태로, 인천 아시안게임 중 방한한 북한 실세 3인방이 현재 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동요와 또 다른 북한 내부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해 평양에 계엄령이 선포됐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평양 계엄령설’은 최근 유엔이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반 인권 혐의로 국제형사 법정에 회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과 맞물려 ‘북한의 국경 봉쇄령’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앞서 자유북한방송은 9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노동당 창건(10월 10일) 69주년을 맞아 전국에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하고 주민 이동을 차단하고 국경 봉쇄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로이터 “군사훈련 중 부상”

CNN 등 서방언론들도 김정은의 장기간 잠행을 두고 ‘정신병설’이나 ‘대리통치설’을 제기했다.

실제로 CNN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북한 전문가 마이클 그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정신병 때문에 모습을 감췄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빅터 차 미국 CSIS 선임 연구위원도 CNN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대신 여동생 김여정이 임시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여러 풍문에 대한 부인도 적지 않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북한 쿠데타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패트릭 벤트렐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한 보도를 봤다”며 “그러나 북한 쿠데타와 관련한 루머는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벤트렐 대변인은 “김정은 정권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투명한 정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의 거취와 관련해 믿을 만하고 공적으로 유용한 정보가 거의 없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군사훈련 과정에서 다쳤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과 중국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지난 8월 말이나 9월 초쯤 군사훈련을 참관하던 중에 다리를 다쳤다고 전했다.

장성들과 함께 포복과 구르기, 달리기 등을 직접 하다가 인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평소 과체중인 김 제1비서가 발목과 무릎 주변을 다쳐 제대로 걷기 어려웠고, 이후 부상이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완치되려면 100일 가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통치 상황에 대해서는 ‘김정은은 건재하다’며 쿠데타설을 일축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평양시내는 예년과 다름없는 평온한 국경일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휴일 평양거리의 여성들 옷차림이 평소보다 화려했으며 시내 상점거리와 기차역 등지가 인파로 붐볐고 도로 통제나 경계 강화와 같은 특이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멕시코를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신변을 둘러싸고 북한발 불안설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김정은 체제 이후’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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