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후보 등록 시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3일부터 임원 직선제 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각 후보군의 후보단일화 논의로 정파별 연합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전국회의와 중앙파, 좌파 등의 정파 후보를 비롯해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8명에 달했다. 하지만 후보등록기간이 다가오면서 각 후보군들은 정파별로 연합 지도부 구축 등을 위한 후보 단일화 절차에 나섰다.

지난 3일 민주노총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와 중앙파는 후보 단일화에 일정부분 합의했다. 앞서 전국회의는 일치감치 윤택근 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위원장 후보로 추대했다. 또 중앙파 및 국민파 일부로 구성된 6자 테이블에서는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본부장과 박상철 전 금속노조 위원장, 정용건 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등 3명이 물망에 올랐다. 따라서 지난달 16일부터 통합후보 논의에 나섰던 전국회의와 중앙파 현장조직들은 지난 3일 후보 단일화 과정을 마무리 했다.

양측은 그간 전재환 본부장과 윤택근 전 본부장, 나순자 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놓고 러닝메이트 방식을 논의해 왔다. 중앙파에서 추천한 전재환 본부장을 위원장 후보로 세우는 것에는 일찍이 합의를 봤지만, 사무총장 후보자 선정을 두고 다소 난항을 겪었다.





전국회의는 중앙파에서 추천한 전재환 본부장을 위원장 후보로 세우는 것에 합의하는 대신, 전국회의에서 추천한 윤택근 후보를 사무총장 후보로 세울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3일 최종 논의 끝에 양 측은 나순자 전 위원장을 사무총장 후보로 선정키로 합의했다. 전국회의 관계자는 “어제 논의를 통해 전국회의가 사무총장 후보자에 대해 양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국회의와 중앙파는 전재환 위원장 후보-나순자 사무총장 후보-윤택근 수석부위원장 후보로 단일화를 마무리 지은 셈이다.

다만 중앙파-국민파 6자 테이블에서 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정용건 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이 같은 방식의 정파별 후보 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독자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용건 전 위원장은 “후보논의 방식이 직선제 시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토론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전체 여론을 수렴하는 방식도 아니다”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좌파그룹으로 분류되는 4개의 후보군들 3곳도 단일화에 일정부분 합의했다. 앞서 좌파그룹인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와 노혁추, 노동자연대, 노동전선은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을 위원장 후보로 세웠다. 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도 한상균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좌파노동자회도 독자적으로 허영구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위원장 후보로 결정했다. 이호동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과 김중남 전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4명은 지난달 말부터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이호동 위원장과 김중남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좌파노동자회 소속 허영구 전 수석부위원장과는 단일화에 합의하지 못했다.

한상균 후보 측 관계자는 “3일 논의를 통해 이호동, 김중남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허영구 후보 측도 오랫동안 출마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단일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단일화 논의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대 8명의 후보군으로 시작했던 선거논의는 정파별 후보연합 협상을 거치며 최대 4파전으로 축소됐지만 사실상 연합전선을 구축한 전국회의-중앙파 대 좌파그룹 후보가 대결하는 구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민주노총은 첫 직선제를 통해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를 8기 임원으로 선출한다. 후보등록은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이며, 12월 3일부터 일주일간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는 현장거점투표와 현장순회투표, ARS투표, 우편투표 4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당선자는 ‘재적 선거인 과반수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이상 득표’로 결정된다. 개표 및 당선자 공고는 12월 9일~10일에 실시된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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