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노동자들, 20미터 높이 ‘광고판 고공농성’ 돌입

씨앤앰 외주업체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20미터 높이의 서울 프레스센터 ‘광고판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씨앤앰 외주업체 소속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강성덕(35), 임정균(38) 조합원은 12일 오전 광화문 프레스센터 내 20미터 광고판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강 씨는 지난 7월 1일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승계가 거부돼 복직 투쟁을 벌여왔다. 임 씨는 해고 상태는 아니지만, 해고된 노동자들과 함께 농성을 진행해 왔다.

이들은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프레스센터 광고판에 ‘비정규직 109명 대량해고 MBK와 씨앤앰이 책임져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 7월부터 해고된 5개 외주업체 109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과 고용보장,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다. 이와 함께 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 희망연대노조 제공

앞서 지난 7월부터 수도권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주)씨앤앰에서 간접고용노동자 109명이 해고됐다. 이들은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씨앤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한국법인 사무실 앞에서 120여 일간 노숙농성을 진행해 왔다. 시민사회와 종교계, 노동계는 대량 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왔지만, 아직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노조는 “씨앤앰 협력업체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노동자들에 대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량해고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고파업에 돌입한 씨앤앰 정규직, 비정규직 지부 노동자들은 MBK앞 고공농성장으로 집결해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편 ‘진짜사장 나와라 운동본부’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투기자본감시센터’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금융위원회 앞에서 씨앤앰과 MBK사모펀드에 대한 금융권의 부당대출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당국의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6월 말 기준 MBK파트너스의 경우 씨앤앰 외에 ING생명, 코웨이, 네파, HK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3조 678억원을 국내 금융권에서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국내 사모펀드 전체 인수금융의 42.8%를 차지하는 비율로 금융당국과의 유착 관계가 의심스러우며, 최근 금융권에서도 MBK의 여신과다에 대한 우려가 지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2008년 당시 MBK와 맥쿼리는 씨앤앰 인수대금 2조 2000억원 중 70%인 1조 5600억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그 결과 씨앤앰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은행이자로만 4280억 544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다. MBK와 맥쿼리가 씨앤앰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고 이득을 보려면 최소 2조 5000억원 이상에 되팔아야 하지만, 현재 씨앤앰 적정 매각액은 1조2000억~1조40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씨앤앰 대주주이자 투기자본인 MBK가 씨앤앰 매각을 앞두고, 매각 대금을 높이기 위해 노조 파괴 및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자회견단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2012년 (주)씨앤앰 차환 과정에 참여한 은행권들에 대해 기업의 가치에 비해 과다하게 투자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불법적인 유착 및 ‘재무구조 취약 업체에 대한 부당대출 혐의’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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