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맞은 수요집회, 2015년 첫 집회 현장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한국 정부는 문제 해결을 앞당기기 위한 외교적, 정책적 노력 이행하라!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명예와 정의를!”

영하의 날씨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는 어김없이 열렸다. 7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새해 첫 수요집회. 1992년 1월 8일을 시작으로 올해로 23년을 맞았다.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을 맞는 2015년 첫 수요집회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를 중심으로 유난히 많은 학생이 함께했다.





새벽 5시 40분 출발해 상경했다는 삼천포여고 학생들은 “날씨가 너무 춥다. 할머니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신 세월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들은 이어 “우리가 역사 왜곡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할머니들께 짐을 지워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할머니들의 세월을 다 보상해 드릴 순 없지만, 할머니들의 인권회복과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생들도 할머니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황모(13. 인천해서초) 군은 자유발언에서 참가자들에게 “일본은 사죄하라! 부끄러움을 알지어다!”라고 외치며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1990년 11월 37개의 여성·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결성됐고 1992년 1월 8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가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경찰들이 참석하려는 학생·청년들을 막아서는 일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수요집회가 23년, 1160차까지 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는 필리핀, 대만, 미국, 일본 등 전세계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함께 행동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에게 아직 해방은 오지 않았다. 진정한 해방의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드리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수요집회를 함께 계획하고 조직했던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수요시위가 23년간 끈질기게 이어져 올 수 있었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일본이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할머니들께 사죄하고 배상할 때까지 싸움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대협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일"이라며 "사상과 이념, 민족, 국경을 넘어야 한다. 여러분이 세계 정의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 세계 사람 중 일본 정치인과 군인처럼 가식적인 사람은 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아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함께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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