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들, 2차 오체투지 행진 마무리

쌍용차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2차 오체투지 행진이 12일 마무리됐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 경찰병력에 막혀 정부종합청사 인도에서 20시간 가량을 대치한 오체투지 행진단은 “비정규직 법∙제도가 철폐되는 그 날까지 노동자들의 오체투지 행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기륭전자∙스타케미칼 등의 해고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종교단체 회원들이 함께한 오체투지 행진단은 12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2차 오체투지 행진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이라는 자본의 테러는 노동자들을 굴뚝으로, 땅바닥으로 몰았다”며 “하지만 비정규직 철폐 등을 향한 노동자들의 연대로 저들의 테러가 인간의 존엄마저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2차 행진의 목적지인 청와대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참가자들의 인내와 끈기로 1차 오체투지가 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선인 정부종합청사까지 왔다”며 “노동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정권과 자본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3차 오체투지 등의 더 큰 행진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오체투지 행진단은 구로구 쌍용자동차 구로정비사업소 앞에서 2차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으며, 5일째인 11일 오전 10시께 중구 대한문에서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를 향해 오체투지 행진을 벌이던 행진단은 지난 11일 오후 4시께부터 이날 기자회회견 때까지 정부서울청사 인근 인도에서 경찰에 막혀 대치했다. 오체투지 행진은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절한 후 앞으로 10보씩 행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체투지 행진에 함께 했던 김득중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쌍용차 해고 사태 이후 세상을 떠난 26명의 동료와, 현재 굴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2명의 노동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2차 오체투지까지 이어왔다”며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책의 철폐가 이뤄질 때까지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영섭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는 “현 정권은 비정규직 연장과, 정리해고 조건을 완화하며 노동자들을 더욱 쥐어짜고 있다”며 “존엄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이러한 냉혹한 현실에서 하루하루 해고와 죽음을 걱정하며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박 6일 오체 투지는 노동자들의 힘찬 삶의 희망을 되찾기 위함 몸부림”이라며 “더 이상 이 땅의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종교계 인사들은 언제나 노동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김수로 청년좌파 회원은 “행진하는 동안 바닥에 엎드려 동료들의 심장 소리 들었고,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외치는 노동자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들었다”며 “해고자들이 직장으로 돌아가고,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에 사는 그 날까지 많은 노동자가 이 싸움에 함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오체투지 행진을 끝마친 참가자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지난 6일간의 수고를 위로했다. 오체투지 행진단은 향후 논의를 통해 3체 오체투지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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