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희의 부안 문화재 답사-1] 용화사미륵불입상

 



# 용화사 미륵불입상ⓒ부안21



용화사미륵불입상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71호  
지정(등록)일:1999.07.09
소 재 지:전북 부안군 행안면 역리 336-1  
시 대:고려시대




행안면 역리 송정마을 뒷쪽 고성산 기슭 용화사(龍華寺) 경내에 있는 높이 4.5m 정도의 석불입상으로, 미래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륵부처를 표현한 작품이다.

시멘트로 지대석을 조성하고 그 위에 석불을 세워놓았다. 석불의 앞면은 섬세하게 조각하였으나 뒷면은 조각을 생략하고 거칠게 다듬었다. 머리에는 조선 말기에 새로 만든 원형(圓形)의 보개형(寶蓋形) 관(冠)이 씌워져 있고, 코는 최근에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이 있다. 석불 아래에 석상(石牀)이 놓여있어 무릎 아래 부분을 가리고 있는데, 다리부분이 유난히 짧아 땅속에 묻힌 것으로도 보이지만 아래 부분에 옷자락과 발을 조각한 것으로 보아 본디 하체가 짧게 조각된 것으로 보인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머리 부분을 크게 하고 하체를 빈약하게 처리했다. 사각형에 가까운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으며, 귀가 어깨까지 길게 늘어져 있는 모습이다. 옷은 양 어깨에 걸쳐 입고 있으며, 두 손이 모아지는 가슴 아래 부분까지 V자형의 주름을 이루고 그 아래로는 U자형의 주름을 이루고 있다.

사전(寺傳)에 의하면 백제 의자왕 2년에 묘련선사가 바위가 솟아나는 것을 보고 미륵사를 창건하고 미륵석불입상을 조성했다고 하나 석불의 양식으로 보아 충청남도 논산의 은진미륵에서 비롯되는 거불들과 상통되는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조성 시기는 거불들의 조성이 활발하였던 고려 말을 전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곳은 고려시대에는 미륵도량으로 크게 번창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억불정책으로 인하여 사찰은 멸실되고 미륵불도 매몰되었는데 150여 년 전에 땅속에 매몰되었던 미륵불이 자연의 풍수변화로 다시 드러났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미륵불이 땅에서 솟아난다고 믿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 후 인근 주민들이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도량으로 자리를 잡게 됐으며, 마을 이름도 이곳이 미륵불이 계시는 곳이라 해 ‘미륵동’이라고 불리게 됐고, 현재는 ‘미륵골’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석불은 그 표현양식이나 수법이 비교적 뛰어나며 한 시기의 불상양식을 고찰하는데 있어 가치를 지니고 있어 1999년 7월 9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71호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허철희 님은 자연생태활동가로 ‘부안21’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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