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복직 촉구, 부산-평택 ‘자전거 행진’ 시작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행진하는 `희망 질주`를 시작했다. 이들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부산에서 경기도 평택까지 가기로 했다. 쌍용차 해고자 10여 명은 2일 오전 9시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와 함께하는 희망 질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8일 평택까지 행진을 이어가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54명의 해고자들이 복직한 바 있는 한진중공업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2011년 7월에도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을 응원하는 `희망 자전거`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졌었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7년의 싸움을 이제 끝내야 한다는 결의를 담아 해고자들이 희망 질주를 떠난다"며 "600킬로미터의 길을 자전거 하나에 기대 움직이는 이 길은 쌍용차 해고자 187명 전원 복직 및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호소하는 길이다. 이젠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아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 평택공장 70미터 굴뚝 위에선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기획실장이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80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 




이들의 농성 돌입 후 쌍용차 사측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업노조는 지난 1월부터 ▲해고자 복직 ▲손배가압류 철회 ▲쌍용차 정상화 ▲정리해고 희생자 26명에 대한 지원 대책 등 4대 의제를 놓고 교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자전거 행진단은 이날 한진중공업을 출발해 해고 사태를 겪어 장기간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구미 스타케미칼과 서울 도심 전광판 위에서 농성을 진행 중인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경유한다. 끝으로 오는 8일 쌍용차 평택공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해고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디든 그 곳이 바로 투쟁 현장이 될 것”이라며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힘을 모아 쌍용차 문제 해결에 총진군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 마음속에서 쌍용차 투쟁이 죽지 않는 이상, 우리가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분명히 승리는 우리 앞에 다가 올 것이다. 싸움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굴뚝 농성자들을 비롯 쌍용차 해고자들이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가고,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각오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연대의 끈은 전국적으로 이어져왔다.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를 중심으로 용산, 강정, 밀양 등의 자연스러운 연대가 진행돼 왔다”며 “우리가 가졌던 희망이 비록 늦어질 수도, 멀어질 수도, 비껴나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기어이 희망을 함께 잡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함께 싸워왔던 이들이 다시모여 연대의 장으로 자전거 행진이 평택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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