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처럼 살아온 20년 세월 억울해 노조 만들었는데 돌아온 건 집단해고장”
“노예처럼 살아온 20년 세월 억울해 노조 만들었는데 돌아온 건 집단해고장”
  • 공민재 기자
  • 승인 2015.03.0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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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집단해고된 101명 하청노동자들의 분노

“사측은 지난 20년 동안 하청업체를 통해 하청노동자들을 착취해왔다. 동양시멘트에 맞서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40여명의 노동자들은 입사 때부터 스스로 동양시멘트 정규직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이 속해 있는 하청업체가 동양시멘트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을 만큼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형식과 명분에 불과했다. 노동자들은 스스로를 20년 가까이 노예처럼 살아왔다고 했다.

“우리가 속한 하청업체는 각각 17년, 2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곧 동양시멘트가 20년 가까이 불법적인 고용형태를 유지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들은 이와관련 강원도 태백지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101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해고였다.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통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원청인 동양시멘트가 사내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해버렸고, 이에 따라 해당 하청업체는 노동자 101명에 대한 집단해고 통지서를 설 연휴 하루 전 내용증명으로 발송했다. 노조에 따르면 동양시멘트는 새로운 하청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지난 설 연휴부터 지금까지 “동양시멘트가 고용노동부 판정 결과를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창동 대책위원장 등을 비롯 해고자들은 집회 등에 이어 지난 2일부터는 동양시멘트 정문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동양그룹 상경 투쟁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나 간담회를 열었다. 최창동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조치를 동양시멘트가 이행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동양시멘트 노조 제공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현행법의 문제도 있다. 현행법상 고용노동부 판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이를 강제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해야만 한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동양시멘트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노조는 국회가 나서서 이 같은 현행법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양시멘트는 한국 최초 시멘트회사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삼척, 동해공장에서 석회석 채광, 시멘트 생산 업무를 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삼척 영동 지역의 경제 버팀목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으며, 해고 통지를 받은 하청노동자 101명은 석회석 광산에서 돌가루와 시멘트 가루를 마시며 채굴, 운반 등의 일을 해왔다.

시멘트 생산은 광산에 구멍을 뚫고 화약을 넣어 발파해서 쏟아진 석회석을 해머크레셔에서 분쇄한 후 컨베이어를 타고 공장으로 흘러가는 공정이다. 이렇게 얻은 석회석은 화학약품과 섞여 시멘트가 된다. 자동차 생산 공정과 마찬가지로 발파에서 시멘트 출하까지 하나의 공정이라 불법파견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노동계 판단이다. 

“하청노동자로 살다 너무 힘들어서 작년 5월 노조를 결성하고 나서야 그동안 속고 살았다는 걸 알았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이나 복지에서 차별이 너무 심했다. 원청은 퇴근할 때도 씻지 말고 나가라고 하거나 저리 가서 일하라는 식의 인격적인 모욕을 많이 줬다. 이런 세월이 너무 억울해 노조를 만들었는데 해고로 답했다. 법도 법이지만, 이 문제에 사회적 공감대가 생기도록 정치권이 좀 더 도와줬으면 고맙겠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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