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플러스 교섭 난항

 

 

지난 9일 SK브로드밴드 노조는 투표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함께 농성중인 LG유플러스 측의 교섭은 아직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LG 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노사 교섭이 재개됐다. SK브로드밴드 홈서비스센터 노사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된 것에 자극을 받아 노사가 집중적인 교섭을 벌인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교섭은 지난 8일까지 이어졌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는 “협상 과정에서 노사는 임금과 유급휴일, 경력·근속포상, 차량유지비, 센터 소속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과거 민사·형사·행정상 면책, 재하도급 업체 정리 등 그동안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내용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부분에서 노사는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 대표교섭위원은 노조에 최종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 9일 사측 최종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사측 최종제시안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노조는 “사측이 내놓은 제시안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원청(LG그룹과 LG유플러스)의 약속과 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쟁점 중 하나는 노조활동에 대한 부분이다. 노조는 “사측에서는 타임오프 시간을 8000시간으로 제시했다. SK브로드밴드 홈서비스센터 노사가 합의한 수준의 70%를 적용하자고 한다. 조합원 숫자에 차이가 있으니 이를 비례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조합원 숫자로만 논의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른 사안은 SK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자면서 유독 노조활동에 대해서만 비례적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의 배경에는 그룹 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현안 문제에 대해 사측은 완고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계약 단절과 업무 배제 기간에 대한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가 위로금을 요구하면 현안 문제는 논의하기 어렵다”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위로금도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이 사실상 해고 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이 원청에 있기 때문. “원청이 센터 정책을 변경(마이크로센터 도입)했고, 원청 QM이 기사 코드를 삭제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면 이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도 원청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노조는 원청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LG그룹과 LG유플러스의 약속을 요구했다. ▲재하도급과 개인도급을 폐지·축소 의지의 공표, ▲홈서비스센터나 하도급 업체의 부당노동행위나 근로기준법 및 노조법을 위반, 고객정보 유출 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업체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위수탁 계약을 수정, ▲홈서비스센터 업체가 변경될 경우 기존 업체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보장,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형상·행정상 일체의 소송과 진정의 취하 등이다.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노조는 “원청으로부터 아무런 약속과 담보 없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할 수 없다”며 “노사 교섭을 마무리하고 잠정합의에 이르러야 할 시점에서 원청이 공개적으로 약속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재범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홈서비스센터 노사가 아무리 좋은 내용으로 합의문을 만든다고 해도 원청이 이를 부정하면 하청업체 노사의 합의는 실효성을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1년 가까이 끌어온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원청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똑같이 교섭한 SK그룹에서는 관련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LG그룹과 원청의 약속을 요구했다.


정준기 기자 joonki.j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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