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곳간 채우느라 부족해진 국가 재정, 서민 주머니 털어 메우려하다니…”
“재벌 곳간 채우느라 부족해진 국가 재정, 서민 주머니 털어 메우려하다니…”
  • 정준기 기자
  • 승인 2015.04.23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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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총파업’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2

 

<1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민주노총은 24일 총파업을 필두로 총력 투쟁에 들어간다.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원을 받아야 월급 2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최저임금이라는 것은 최소한 월급을 받아서 살림이 가능한 수준을 명시해야한다. 그래야 희망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뼈가 빠지게 일하는데 빚만 늘어나고 살 수가 없으면 누가 희망을 갖겠나. 국민의 일자리와 삶에 대해서 자본이 착취하지 못하도록 국가가 감시하고 책임져야한다. 하지만 현재 국가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저임금은 자본이 가장 적게 줄 수 있는 수준을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최저임금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생활을 할 수 있어야한다. 외식을 하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고, 레저 생활을 즐기지는 못해도 최소한 자녀들 교육비 때문에 마음 상하지 않을 수준은 돼야한다.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어야한다. 추우면 옷을 사 입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정도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 최저임금은 최소한 1만원은 돼야한다.
우리는 여전히 558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처럼 조금씩 인상해서, 내년에 6천원 그 다음해 6천 몇 백원 이런 식으로 인상하면 1만원이 되는 데까지 20년 더 걸리게 생겼다. 서민층의 절대 다수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영업만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그 자영업도 희망이 없다. 2년 안에 폐업하는 곳이 70∼80%다. 더 수렁으로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가계부채는 천정부지로 늘어난다. 이런 것을 정부가 방관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조금만 생각 있는 정부라면 적극적으로 견인해야할 문제다. 그래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민주노총 총파업의 4대 의제로 걸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양극화 문제는 재앙적인 문제다. 현존하고 있는 사회 문제 중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문제라고 다들 지적하고 있다. 과거 정부들은 경기 부양책을 통해 재벌기업들이 성장하면 낙수효과를 통해 서민들이 살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허구로 드러났다. 서민들의 삶은 팍팍한데, 재벌의 곳간에는 돈이 차고 넘친다. 재벌들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 재벌들이 10%만 투자를 하면 현재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재벌을 통한 경기부양책 이외에 정부가 내놓는 방안이 없다는 것은 이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말이다.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도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앞 다투어 최저임금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에 우리보다 더 높은 인상률로 체결한 주가 많다. 미연방정부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과거 일본도 우리같이 재벌을 통한 경기부양을 주장했지만 실패했다. 유럽이나 동남아의 경우에도 앞 다투어 최저임금 인상을 하고 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한다.
 

-총파업 4대 의제에는 또 어떤 것이 있나.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을 허락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자기의 노동의 권리를 노동조합을 통해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못한 곳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노동조합을 통해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노동 3권은 헌법으로 보장돼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특수고용직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공무원이나 전교조의 경우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천만 장그래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자기 권리를 찾아야 한다.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그 발판을 마련하기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일엔 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한국노총이 들어간 노사정위가 결렬되니까 정부 주도의 가이드라인과 시행령을 통해서 일반해고 완화, 임금체계 개편, 취업규칙 변경 기준 완화 등을 밀어붙였다. 노동자들의 동의는 전혀 구하지 않았다. 노동부 장관이 자기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100인 이상 사업장들에게 이것을 노사관계에 적용하지 않으면 지도하겠다고 협박을 했다. 이런 것은 노사관계를 침해하는 직권남용이다. 그래서 지난 20일 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동부 장관을 고발할 정도로 정부의 도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에 막지 못하면 앞으로 노동운동을 통해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을 방법이 없게 될지 모른다.
단체협약은 노사간에 협상을 해서 노동자의 권리를 규정해놓는 것이다. 이런 것까지 정부가 일일이 관여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노사간에 스스로 맺어왔던 자유권을 정부가 박탈해버린 것이다.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면 노동조합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한국 사회의 노동자들은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
▲정부가 현재의 반노동 정책과 노동탄압 정책, 노동악법을 계속적으로 밀어붙인다면 투쟁 수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2015년이 숨 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총파업에 이어 5월 1일 노동절 궐기대회가 있다. 노동자와 분노하는 서민들이 함께 침몰하는 한국 사회를 견인하는 결의를 하고, 투쟁들을 배치할 것 같다. 5월과 6월 투쟁부터 11월 하반기 투쟁까지 긴 투쟁이 될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가 바뀌지 않는다면 11월에는 전 민중들이 하나로 총궐기를 해서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 친재벌 정책들을 바꿔나가는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노총과 연대투쟁에 나설 계획인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협상에 들어갔다가 결국엔 결렬이 됐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위 합의로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한국노총과 긴밀하게 논의를 해오고 있다. 한국노총도 5월 총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의 연대와 공동투쟁을 진행할 것이다.
현재 산업부분별로는 공공부분은 공공부분대로, 제조업은 제조업대로, 연금투쟁하는 단위들은 연금투쟁하는 단위별로 공동투쟁을 이미 결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반노동 정책을 계속적으로 밀어붙일 경우에는 좀 더 긴밀하게 공동투쟁을 이어가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당장 앞으로 다가온 5월 투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더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사업장들의 상황은 어떤가.
▲힘든 투쟁을 하고 있는 사업장이 너무 많다. 문제가 없는 사업장이 없다고 할 정도다. 부산에서는 택시노동자들과 생탁 노동자들이 광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이천 하이디스 공장의 경우에는 먹튀 자본이 기업을 폐업하겠다며 전원 해고통보를 했다. 삼척의 동양시멘트는 불법 파견으로 확정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약해지를 하면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자본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쌍용차에서는 정리해고자들이 사측의 손배가압류에 맞서 최선을 다해 투쟁하고 있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4대 개혁 중 하나에 교육이 포함되어있다. 교육개혁의 중심은 대학이다. 학과를 통폐합하고, 서열화를 해서 지원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학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교수, 비정규교수를 비롯한 대학노조들이 투쟁에 나서고 있다. 울산 과학대, 연세대 송도 캠퍼스를 포함한 전국의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
이외에도 간접고용노동자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 기륭전자, 복수노조를 악용해 노조를 탄압하는 유성기업, KCC, 발레오만도, 서울시 청소 노동자들, 여성연맹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요구들을 다 묶어서 총파업의 구심으로 해서 힘 있게 기세를 높일 것이다. 각각의 노동자들이 개별적 전투에서는 깨질 수도 있고, 처절한 패배를 당하기도 하면서 잘 견뎌왔다. 지금까지는 노동자들의 힘이 많이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 산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전투를 모두 모아서 승리하는 전쟁을 만들겠다는 것이 2015년 민주노총의 결연한 의지다.
 

-불경기에 노동자가 투쟁에 나서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절대 다수의 서민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어떠한 정책도 서민들의 삶을 신경 쓰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인하한 재벌들의 법인세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재벌들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 부족해진 국가 재정을 담뱃세 인상을 포함해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확충하고 있다. 국민이 그런 것을 모르지 않는다. 이것이 민심으로 나타나고 있고,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국민들이 그런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으실 거라 생각한다.
 

-쌍용차지부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쌍용차의 경우 더 애정이 가겠다.
▲애정은 많이 가는데, 행동은 더 못하고 있다. 출신 사업장이라 더 챙긴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오히려 더 챙기지 못하고 있다. 다른 사업장을 먼저 챙기게 된다. 그래서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쌍용차 노조원들에게는 늘 미안하다.
 

-쌍용차 사태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이 공장 안의 굴뚝에 올라가서 100일간 고공농성을 하고 내려왔다. 현재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의 마힌드라 회장까지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대화를 하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진전은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7년째 해고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들은 많이 지쳤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상처를 치유하는 쪽보다는 여전히 현실적인 입장으로 조합원들을 대하고 있다. 가동률·판매 실적을 중심으로 복직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교섭에 임하고 있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접근까지는 조금 더디다. 쌍용차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시민들이 더 많이 응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총력투쟁에 나선 민주노총의 각오를 얘기하자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 역시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 역할을 못하면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한다. 좋은 일자리를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일자리를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일자리를 정부가 앞장서서 만들겠다는 것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경제가 노동자들의 소비를 통해서 활력을 찾아가도록 하는 시스템·정책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 그것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깊어진 서민의 주름살을 펴는데도 앞장서겠다. 많은 시민들이 민주노총의 투쟁을 응원해주셔야 한다. 민주노총이 시대의 아픔을 해결하고 침몰하는 한국 사회를 바로세우는 평형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겠다.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서명을 받고 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면 좋겠다. 민주노총만의 투쟁이 아니라 한국사회를 바로 견인하기 위한 투쟁이다. 시민사회 각계에서 민주노총의 투쟁을 앞 다퉈 지지하고 있다. 박수를 보내주고 있다. 마음을 모아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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