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스타케미칼 굴뚝농성 1년, 현장을 다녀와서

 

장면 1,

구미 스타케미칼 농성장에 몰려왔던 동지들이 떠나고 이제 또 해복투 동지들이 남았다. 공장 정문에 붙어 있는 공시판은 그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고, 사측이 하루 50만원의 금액을 요구한게 3억이 넘었다. 너무 더워 반만 벗은 달이 서성인다. 이제 남은 동지들의 투쟁의 끝은 어디일까?

 

 

   
 
   
 
   
 
   
 

그들만의 몫이라고 남겨두기엔 우리의 분노는 너무 가볍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청춘을 바친 노동자를 쓰레기처럼 버리는 공장입구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끝까지 힘내시라.

 

   
 
   
 
   
 
   
 

장면 2,

재민이와 제니는 끝없이 뛰어다닌다.
하루 투쟁일정을 마친 노동자는 공장입구에서 말없이 앉아 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아름답고, 너무 슬프다.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길은 투쟁뿐이라는 사실.

 

   
 
   
 

장면 3,

1년전 차광호는 45미터 굴뚝위로 올랐다. 오르기전에 남겼던 글을 오늘 기억했다.

 

   
 


"<동지들께> 동지들 투쟁의 피곤함으로 잠들어 있을 시각에 이렇게 문자들 보내 미안합니다. 스타케미칼에서 해고된지 1년5개월째입니다. 싸우고 싶어도 그놈의 정이 무엇인지, 자본가와 싸우기는 커녕 어용과도 한번 제대로 싸워보지 못했습니다.

 

예전에 한국합섬 폐업 5년 투쟁때는 이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보다도 훨씬 어렵고 힘들어지만 우리는 하나되어 자본에 맞섰고, 싸워서 이긴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케미칼 김세권이란 작자는 폐업공포를 가진 노동자들을 이용해 노노분열을 획책했고, 자본의 앞잡이가 된 어용지회는 조합원의 고용과 권리를 지키기는 고사하고 우리 투쟁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노동자는 자본의 하수인이나 개가 아닙니다. 똑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평등하고 서로를 위하며 사는 것이 기본인데...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고,노동자로 용서할수가 없습니다. 스타해복투는 자본의 일방적 파업으로 인한 청산을 묵과할 수 없습니다. 스타케미칼 김세권은 우리의 고용을 책임져야 합니다. 고용문제 해결없이는 투쟁을 중단할 수 없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고공농성에 나섰습니다.

힘차게 싸우겠습니다. 투쟁!

스타케미칼 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 대표 차광호"

 

   
 


1년이 되는 날 45미터 굴뚝아래 박준 동지가 담벼락 위에 올라 포효했다.
참석자들이 더위에 몸을 피해 앉아 았는 모습이 아니라 힘차게 마음모아 굴뚝아래 차광호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깃발가'와 '금속노조가'를 불렀다. 그는 한 마리 사자 같았다.

 

장면 4,

올해 들어 가장 뜨거운 날씨
구미는 폭염으로 뜨거웠다.
굴뚝위는 얼마나 더 뜨거웠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뜨거운 햇빛속에서
굴뚝아래 동지들을 바라보는 차광호동지.
그는 너무도 씩씩하지만 바라보는 내가 너무 아프다.

 

     
 
   
 
   
 
   
 

 

장면 5,

분노에 취해 정문 앞에 누웠다.
365일
차광호
스타케미칼
아프다.
아프다.

 

   
 
   
 
   
 

장면 6,

5월26일 구미 스타케미칼 공장에서 차광호를 만나러 전국에서 모였다. 힘차게 끝까지 싸워 이기라고 힘주려 모인 동지들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굴뚝 농성 1년 스타케미칼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영남권 결의대회 모습.

 

   
 
   
 
   
 
   
 
   
 
   
 
   
 
   
 
   
 
   
 

장면 7,

함성과 구호, 응원과 연대 그리고 뜨거운 날씨
그래도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싶은 사람들.차광호 동지와 스타케미칼 해복투 동지들을 보며 우리는 분노해야 해야 한다. 노동자가 이렇게 버림받는 세상을 분노해야 한다.

 

   
 


그래도 연대는 아름답다.

특별히 멀리 인천에서 음식을 준비해서 참석한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눈 유희, 김기수, Sang Jin Han , 동지들..공연과 응원..모두 아름답다.

 

 

   
 
   
 
   
 
   
 
   
 
   
 
   
 
   
 
   
 

<목사, 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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