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없음이 
충만한 자리. 
아무것도 없는 
그곳을 바라본다. 

모든 욕망이 끝을 내고 
내가 드디어 도달해야 할 곳. 
마음을 내려놓는 
그 자리에 앉는다. 

허무주의는 
불러보지 않은 노래이며 
허무는 
불러 본 후의 노래일 것. 

마지막까지 
시도해 본 노래와 
겁을 먹고 부르지 않은 노래가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것은 
다 해본 자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인 것. 
내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보라. 

결국 인생의 도는 
때를 아는 것이다. 
노래할 때가 있으면 
침묵할 때가 있는 법. 

아무나 노래를 부를 수 없고 
아무나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날아가도 아쉽지 않고 
사라져도 한숨이 없다. 

날아가는 것도 없고 
사라지는 것도 없는 
오직 내가 내쉬는 숨만 
거기에 남게 되는 것이니… 
 

 

<윤종수 님은 네팔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새마갈노’는 자연생태 전문 인터넷(www.eswn.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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