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특집인터뷰> ‘정대협’ 윤미향 대표에게 듣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얘기-3회

<2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 수요 집회는 24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처음과 비교해 변화된 점이 있다면?

▲ 처음 시작은 여성과 피해자들이었다. 이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통해 미래 세대들의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미래의 주역이 아니라 현재 위안부 문제 해결에, 특히 수요 시위의 주역이 되고 있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다른 하나는 수요 시위가 일본 오사카, 도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연대하는 시위로 확산됐다. 미국, 유럽의 경우에도 특별한 기념일에는 수요 시위를 함께 연대하는 집회로 열기도 한다. 이렇게 수요 시위가 세계 연대 집회로 자리 잡았다. 수요 시위를 평화를 만들어가는 국제 연대 공간, 여성인권을 실현해 가는 인권운동의 교실, 미래 세대들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전쟁의 아픔과 잔인함을 이야기하는 역사교육과 체험교육의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위안부 문제의 국제적인 관심과 함께 확대된다고 생각한다. 일본 측에서 소녀상을 철거하려고 한다든가 역사를 부정하려고 하는 모습, 또 책임을 부정하는 행태가 계속된 결과다. 일본이 범죄를 은폐하고 축소하려 할수록 위안부 문제는 세계적으로 더 확산돼 가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평화비가 건립되고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계속되고 있는 전쟁도 또 하나의 이유이다. 우리도 전쟁을 통해 여성들이 고통을 겪었고, 그 전쟁 피해자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 운동은 세계의 관심이 될 수밖에 없다. 피해 여성들의 끊임없는 활동을 보며 '우리가 함께 연대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는 전쟁 속에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 그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운동들이 점진적으로 확산돼가고 있는 것이다.

 

- 정대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특별한 것은 없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다. 추진 중에 있는 것은 세계 1억 인 서명운동이다. 1억 명이 서명을 하려면 엄청난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발로 뛰어다녀 봐도 위안부 문제를 알고 있는 세계인이 별로 없다. 자국의 인권문제도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 활동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서명운동, SNS 등을 통해 알린다. 그리고 해외에 가면 꼭 현지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서 행사를 진행한다. 국회의원과 정부 관계자를 만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가 가장 중요하다. 지역의 매체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일본이 저질렀던 일들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지역의 한인 동포들이 위안부 문제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제적인 문제로 이민을 떠났을지라도 이제는 우리의 역사와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회와 함께 대응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다.

 

 

- 이외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있다면?

▲ 가장 긴장하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조만간 있을 아베 담화이다. 아베 담화에 대해 우리가 늘 반복하는 어리석은 일들이 있다. 담화가 나오면 그에 대해 논평을 한다. 그리고 외무부 장관이 일본 대사를 소환해 회의한다. 그 사실을 언론에 한 번 보도하면 끝이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아베 담화의 내용은 이미 예견돼 있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담화 내용의 모순을 어떻게 지적할지에 대해서. 만약 아베 담화에는 담지 못했을지라도 해방 70년이 다가기 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법적인 책임을 받아내야 한다. 그 결과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를 관련 단체들과 우리 정부가 준비를 해야만 한다. 또 다른 하나는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신고했던 그날,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립일로 지키고 있다. 3년째인데. 그 기립일을 앞두고 8월 12일 수요 집회는 세계 연대 집회로 세계 각지에서 진행을 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 7시에는 서울 광장에서 촛불을 든다. 비록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도 우리에게 해방을 주지 않았지만 '우리는 해방으로 간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런 운동이 아베 담화 이후에 '우리는 결코 너희들이 하는 대로 가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사법적 정의를 실현시켜 역사적 정의를 바로잡을 것이다'는 여론을 만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운동에 일반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서울광장에서 촛불을 켜지만 각 아파트에서도 주민들이 촛불을 들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장소에 상관없이 내가 있는 곳에서 위안부 문제를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 일제시대를 겪은 세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들이 필요할 텐데.

▲ 모든 활동은 어느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청소년층, 초등학생에게까지도.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청소년과 아이들이 꾸준히 공부하러 오고 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의 주 타깃은 청소년층이다. 그 아이들이 어떻게 역사를 알고 기억하게 할 것인가, 잊히지 않게 할 것인가 고민한다.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의 세상은 우리와 같은 이런 세상에서 살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활동이 청소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대협에서 만들어내는 교재도 청소년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그렇게 해야 우리가 일본과 다른 세상을 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 9월에 유럽투어를 시작한다. UN 인권위원회에 참석해 집회, 행사, 전시 등을 할 예정이다. 종전 70년, 유럽 사회에서도 굉장히 특별하다. 나치의 학살을 멈추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 역사와 맞물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을 투어하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이 하고 있는 나비운동, 나비기금이 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나비기금은 이러한 전쟁 속에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전시 성폭행 피해자를 지원하는 기금이다. 모금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는데, 콩고를 비롯해 한국군에 의해 성폭력을 당한 베트남에도 전달되고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같이 전쟁을 통해 성적인 피해를 당했던 피해자들을 위한 활동이다. 한국 정부에 성명서도 내고 박물관에서 베트남 전시회도 하고 있다. 올해는 12월 6일부터 7박 8일 동안 베트남 나비기행도 예정돼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나고 베트남에서 한국군이 어떻게 했는가를 정확히 알릴 예정이다. 우리들이 바라는 평화는 그런 것이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가 돼서도 안 된다. 그런 점이 일본과 달라야 한다. 베트남 문제에 대해서도 이제는 책임을 인정할 때가 됐다. 할머니들의 평화를 외치는 우리들이 먼저 나서자는 기행 운동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도 뜻있는 분들이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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