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포격사건 언급은 빠져…남북정상회담 연결되나?

 

‘극적’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이는 것일 게다. ‘대반전’도 그렇다. 전쟁 직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던 남북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25일 이른 새벽의 일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43시간을 넘는 마라톤협상 끝에 25일 0시 55분께 극적으로 타결됐다. 무박 4일의 결실이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우리 정부는 군사분계선 일대의 모든 대남 확성기 방송을 25일 낮 12시부터 중단키로 했다.

지난 4일 비무장지대 지뢰폭발 사건과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20일 서부전선 포격 사태 등으로 인해 극단으로 치달았던 군사적 긴장은 일단 해소됐다. 앞으로 이를 계기로 남북이 큰 폭의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게 될지 주목된다.

남북은 이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서울과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키로 하고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대화와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북한은 전방지역에 선포했던 준전시상태도 해제키로 했다.

남북은 또 올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고, 앞으로 지속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를 위한 남부 적십자 실무접촉은 9월 초에 갖기로 했다. 더불어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남북 당국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고,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대화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악화일로를 걸어온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벗어나는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남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대남비서는 ‘2+2 고위급 접촉’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6개 항목의 공동합의문에 전격 합의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새벽 2시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6개항의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공동보도문의 내용은 이렇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4.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을 9월초에 가지기로 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김 실장은 이번 접촉의 의미와 관련 “금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당면사태를 수습하고 도발에 대한 재발방지 및 관계발전 계기를 마련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쌍방이 합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대화를 통한 신뢰를 형성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남북관계가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북한이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긴장완화를 노력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번 합의는 북한이 긴장과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요구한 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갖고 협상한 결과다. 북한은 불안과 위기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했을 것이다.”

이제 관심은 ‘다음’으로 쏠리고 있다. 그리고 모종의 물밑 협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아울러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포격 사건과 관련된 언급이 없었던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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