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점포 늘며 거세게 부는 통폐합 바람

 

주요 은행들의 점포 통폐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주요 은행의 점포 100곳 이상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이용 증가와 인터넷 전문은행 등장 등으로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게 그 이유다.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은 내년에 통폐합 방식으로 100곳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1134곳)은 지난달 대학가를 중심으로 개설된 출장소 21곳을 정리한 데 이어 내년에도 적자 점포 23곳을 더 줄일 계획이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1169개)를 보유한 NH농협은행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위주로 20곳 정도를 정리한다. 다만 위례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신개발지역과 지방 혁신도시를 중심으로는 10곳의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금융권 일자리’ 감소

우리은행은 내년에 958개 점포 중에서 30~40곳을 정리할 계획이다. 문 닫게 될 점포의 절반가량은 인구가 밀집한 서울․수도권 지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국에 933곳의 점포를 두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으로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를 통폐합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은행고객은 누적 기준으로 6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16개 국내은행과 우체국의 스마트폰 뱅킹 등록자 수를 합한 것으로, 한 사람이 여러 은행에 가입한 경우는 중복계산됐다.

스마트폰 뱅킹 고객 수는 2013년 말 3700만명 수준이었다가 작년 1분기에 4000만명, 올 1분기에 5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한편 은행, 보험, 증권업 등 금융권은 고임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지만 최근 2년새 이들 업종에서만 75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금융․보험업권 취업자는 78만 9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만 1000명 감소했다. 올해 1~11월 금융권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권 취업자는 2009년(76만 6000명) 이후 계속해서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6년 만에 70만명대로 떨어졌다. 다른 업종보다 연봉이 높은 금융권 일자리가 1년 새 5만개 이상 감소했다는 것은 경제 전반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금융권 취업자 감소는 증권․보험․은행권의 구조조정 때문이다. 증권업에선 연초 매각을 앞뒀던 동양증권에서 500명 이상이, 4월에는 삼성증권에서 300명 안팎이 희망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났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7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176명의 직원을 떠나보낸다.

인터넷 뱅킹의 확산과 경제 상황 악화로 금융권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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