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상건의 치유의 섬과 등대여행기:울릉군 독도등대

▲ 독도등대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제주도 이어도처럼 울릉도 사람들에게 유토피아처럼 다가왔던 섬 독도. 이제 독도는 울릉도 뿐 아니라 온 국민의 애닯고 열망이 응집된 섬이 되었다. 그 섬을 찾아간 날에도 밤바다에는 오징어 불빛이 가득했다. 하루 만에 풍랑주의보가 내렸는데 배들은 독도 근처로 모여 바람을 피했다. 등대에서는 이들 배들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었다.

 

▲ 동도 독립문바위
▲ 독도전경

독도는 2개의 큰 섬인 동도와 서도, 그리고 주변의 89개 부속도서로 구성됐다. 총면적은 187,453m²이다. 등대가 있는 동도는 73,297m², 서도는 88,639m²이다. 동도와 서도간 거리 151m이다. 간조 때 해안선 기준으로 삼은 최단거리이다. 독도의 연평균기온은 12℃. 강수량은 연평균 1,240mm.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형적인 해양성기후이다. 독도는 해저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섬이다. 신생대 3기 플라이오세 전기부터 후기 사이, 약 460만 년 전부터 250만 년 전 사이에 형성된 섬이다. 지질은 화산활동에 의하여 분출된 알칼리성 화산암인 현무암, 조면암 및 응회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토양은 산 정상부에서 풍화하여 생성된 잔적토이며, 토성은 사양질이다.
 

 

▲ 독도 괭이갈매기

다양한 해산물의 보고, 괭이갈매기들의 세상

독도에서 조사된 식물은 약 60종이다. 초본류로는 민들레, 괭이밥, 섬장대, 강아지풀, 바랭이, 쑥, 쇠비름, 명아주, 질경이, 땅채송화, 해국, 섬기린초, 갯까치수염, 왕호장근 등이다. 목본류는 곰솔(해송), 섬괴불나무, 붉은가시딸기(곰딸기), 줄사철, 박주가리, 동백, 보리밥나무 등이다. 곤충은 된장잠자리, 민집게벌레, 메뚜기, 딱정벌레, 파리, 작은멋쟁이나비 등 약 130종이다. 조류는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황조롱이, 물수리, 노랑지빠귀, 흰갈매기, 흑비둘기, 까마귀, 딱새, 노랑부리백로 등 약 160종이다. 특히 괭이갈매기가 섬 전체를 뒤덮고 있을 정도로 새들의 세상이다. 해양생물은 꽁치, 방어, 복어, 전어, 붕장어, 가자미, 도루묵, 임연수어, 조피볼락, 오징어, 전복, 소라, 홍합, 미역, 다시마, 김, 우뭇가사리, 톳, 해삼, 새우, 홍게, 성게 등 매우 다양하다.

 

▲ 독도 선착장 여객선
▲ 서도 전경

 

그렇게 대한민국 최동단의 섬 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88km 거리인 북위 37°14′22″, 동경 131°52′08″영해기점에 위치한 섬이다. 독도는 울릉도를 거쳐 건너가는 섬인데 포항에서는 쾌속선으로 약 3시간, 동해(묵호항)에서는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옛날에 독도는 삼봉도, 우산도 등으로도 불렸으며, 1881년 독도로 개칭되었다. 울릉도가 개척될 때 입주한 주민들이 처음에는 돌섬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돍섬으로 변했다가 다시 독섬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독도가 되었다. 한편, 프랑스와 유럽 같은 나라에서는 독도를 발견한 배의 이름을 따서‘리앙쿠르(Liancourt)’,‘호넷(Hornet)’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은 1905년에 일방적으로 독도를 다케시마(죽도)로 바꾸고 시마네현에 편입한 뒤 계속해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 갈매기 보금자리

일본 역사에도 한국 땅으로 기록된 명명백백한 우리 땅

1952년 1월 우리 정부가 소위‘평화선’을 선포하며 우리 영토임을 재천명하자 일본의 항의는 노골화되어 갔다. 일본은 1905년 시마네현 고시 40호에서 독도를 다케시마(죽도)라고 부르고 일본 행정관할에 편입했음을 들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432년 편찬한‘세종실록지리지’,1481년 ‘동국여지승람’, 1531년‘신증동국여지승람’, 1808년‘만기요람군정편’그 밖에 수많은 고문헌과 지도에 독도는 한국 땅임을 기록하 있다. 또한 19세기 후반까지 독도의 이름이‘우산도’였던 사실도 독도(우산도)가‘우산국’영토였음을 분명하게 증명하고 있다. 프랑스 지리학자 당빌의‘조선왕국전도’(1737)에도 독도는 한국 영토로 표시됐고, 심지어 1785년 일본 실학자 시헤이가 그린‘삼국접양지도’등 일본 고문헌과 일본 고지도도 독도를 한국영토로 기록하고 있다.

 

▲ 엄지바위 삼형제굴바위 촛대바위

 

그런 독도는 약 460만년에서 200만 년 전 화산활동에 의하여 형성된 화산섬으로서의 지질학적 특수성을 보유하고 있어 학술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바 1982년 문화재보호법에 의거 해조류 번식지인 이곳을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한 후 1999년 12월 10일에‘독도천연보호구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000년 9월 5일에는 독도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보전을 목적으로‘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여‘특정도서’로 지정․고시되었다. 독도는 천연의 생물들이 그대로 자라고 보존되고 있는 섬이다. 천연기념물인 독도는 생태계보호 차원에서 하루에 독도에 들어가는 인원을 4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 경비대 기계실과 등대 사무실

독도 경비대 위에 유서 깊은 독도등대가 있다

경비대원들은 오늘도 독도수호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독도가 정치적이나 문화적 이벤트로 반복되면서 경비대가 부각되고 독도 정상의 비좁은 공간에서 묵묵히 밤바다를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못한 것은 퍽 안타깝다. 독도 정상에서 독도해상을 밝히는 등대원들은 국가공무원으로 365일 밤바다를 수호한다. 시간별로 기상청에 독도해상 날씨정보를 전해준다.

독도등대는 1954년 8월 10일 독도리 이사부길 63번지에 최초로 무인등대로 불을 밝혔다. 한국전쟁 이후 오징어 배 조업이 활발해지면서 조업 어선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한국전쟁 기간인 1953년 6월 25일, 27일, 28일 일본이 독도를 연이어 침략하여 독도에‘일본령’표지석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울릉도 출신으로 전역군인 홍순철 씨는‘우리시대 마지막 의병’의 기치를 들고 울릉도경찰서장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아 일본군함과 전투를 벌여 물리쳤다. 대한민국 국회는 7월 8일 일본의 독도 침범에 대한 항의 결의서를 채택했다. 1954년 정부는 일본 표지석을 철거하고 ‘한국령’이라는 표식을 바위에 새겼다.

 

▲ 한국령 표지석이 있는 망양대
▲ 등대 아래 독도순직자 위령비

 

이런 과정을 거쳐 그해 독도등대가 들어섰다. 그 이전에는 망루가 설치돼 있었다. 러일전쟁 때 일본이 독도 근해에서의 전투가 잦아지면서 목조 망루를 설치한 것이다. 1972년 우리나라 최초의 태양전지를 설치했고 1998년 12월 10일부터 등탑 높이 15m, 실제 해발고도까지 합하면 104미터 상공에서 KRB-670 등명기로 41마일의 해상까지 빛을 발사한다. 10초에 한 번씩 반짝인다. 등대원이 근무하는 건물은 1층 기계실과 2층 숙소와 사무실로 구성돼있다. 화산섬에 철 기둥을 박아 세운 것으로 환경을 최대한 보호하려했던 노력이 엿보인다. 울릉도에서 공사자재를 운반해 절벽 위에 어렵게 지은 것인데 여러 기술자들의 땀방울이 젖어있다.

공사 중에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했다. 빗물을 걸려 마셨다. 그렇게 지은 사무실 안에는 100마일 해상까지 감시하고 50마일 내에 있는 선박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등대원들은 독도해상의 오징어 배와 해양조사선 그리고 국내외 선박들의 안전한 뱃길을 인도하는 길라잡이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 독도등대 전경
▲ 부채바위

 

등대원 숙소는 방 3칸에 지금도 먹을 물이 없어 고생하고 있다. 숙소보다 1/2 좁은 곳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암반 섬에 건물을 짓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국가공무원이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환경치고는 너무 열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도등대는 최정상에 위치한 탓에 갈매기들이 새끼를 낳고 오물을 남기고 심지어 서로 물어뜯어 죽이기까지 한다. 때문에 등대원들은 청소 업무에 시달려야 하고, 최대한 전력을 아끼기 위해 거실 겸 사무실의 희미한 불빛 아래서 일을 한다. 생수를 사다 마시며 생활하는 것을 보고 사무실에 비치된 커피를 타서 마시기에도 미안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밝았다. 아들 또래의 경비대원들이 발전기 등 시설물들이 고장 나면 제일 먼저 찾아오는 곳이 등대였다. 등대원들은 늘상 그렇듯 빛줄기만 쏘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의 모체인 사랑도 무한하게 베풀고 사는 일이 몸에 배여 있다.

1998년부터 2개조 총 6명이 한 달에 한 번씩 교대하다가 최근에는 2개조 3명이 1개월씩 근무한 후 경비정을 타고 육지로 나온다. 그것도 제 때 배가 떠난다는 조건이다. 독도는 안개가 잦고 연중 흐린 날이 약 160일 이상, 강우일수는 약 150일에 이른다. 울릉도까지 가서도 배가 뜨지 못해 육지행을 포기해야 하는 날도 많다. 그 때는 저동에 마련된 숙소에서 뭍으로 갈 날을 기다린다. 이런 저런 과정을 이해하고 나면 등대원들의 노고에 몇 번씩 고개 숙여질 뿐이다. <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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