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존엄한 하나의 인격체 아닌 이윤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봐”
“노인, 존엄한 하나의 인격체 아닌 이윤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봐”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6.05.11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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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

 

- 현재 한국은 GMO식품 수입대국이다. 식량자급률은 27%에 불과하다. 먹거리 산업을 외국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식품환경문제가 극히 우려된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 다국적 기업 ‘몬산토’나 ‘카길’에서 조작한 유전자변형작물 GMO식품이 전 세계인의 식탁을 위협하는 가운데 각국이 강력한 수입금지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예외다. 오히려 대기업이 나서서 GMO 콩과 쌀, 옥수수 등을 수입해 각종 식품원료로 쓰고 있다. 이런 식품이 각종 치매나 당뇨병, 자폐증 등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우울증과 면역력 약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승자독식의 ‘각자도생’ 구조로 이끈 신자유주의 정치구조는 미국보다 한국이 더 확산되기에 적합하다. 미국은 다수파를 차지한 정권이 일방독주를 못하고 연방제로 독립성을 갖춘 사법부가 걸러주지만, 한국은 생명보다 돈, 분배나 복지보다 오로지 성장만 중시하는 정책이 이 같은 폐해를 불러왔다.

 

 

- 고령화시대와 맞물려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노인인구 급증과 전체 인구감소는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는 중대한 문제다.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 물론 출산문제를 국가가 인위적으로 할 수는 없다. 인구정책 실패로 지금은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 키우기도 어렵다. 문제는 출산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복지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주거문제나 기본소득도 관건이다. 노인문제만 하더라도 현재 50% 노인이 빈곤층에 속해 있다. 하지만 노인문제는 세부적으로 분류해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빈곤노인은 생계가 먼저다. 그럼에도 정부의 기존 노인정책은 여유가 있는 층에 맞춰져 있다. 향후 50% 빈곤노인에 대한 기초연금을 높이면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대 간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노인들에게 특히 심각한 문제는 관계단절, 즉 외로움이다. 도시 노인들은 대화상대가 없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있지만 문제점이 많다. 노인을 존엄한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노인에 대한 소득보장과 복지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하나의 좋은 예로 전남 영광군에 10여 명의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여민동락공동체가 있다. 저도 가봤는데 한마디로 노인들을 ‘캐어(Care)’ 해주는 복지시설이다. 노인과 같이 농사도 지으며 가족처럼 존중해주고 돌봄을 나누는 공동체다. 직접 모시송편을 만들어 팔아 경제적 독립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곳이다. 이렇듯 다른 복지패러다임으로 모색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것이다.

 

 

- 10% 부자가 90%를 장악한 빈부 양극화 구조로 국민 삶의 질이 열악하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은 생계가 불안하다. 문제가 무엇이고 대안이 있다면.

▲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가운데 한두 가지 정책을 고쳐서 될 일이 아니다. 전면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결국 국가가 쓸 수 있는 수단은 세금을 거둬서 어떻게 잘 쓰느냐다. 부유층과 불로소득자의 탈세가 많기 때문에 조세정책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진 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 불평등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세금을 도로포장이나 아스팔트 까는데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양극화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건설경기만 잠깐 부양할 뿐이다. 보육시설이나 육아복지서비스 등 국민복지에 정당한 예산이 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국 4000여 보육교사 임금이 150만원 미만이다.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누리예산이 1년에 4조원이다. 지자체별로 이런 돈이 쓸데없는 도로건설에 낭비되는 일이 허다하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고속도로가 도처에 깔려 있다. 1km 까는데 200억이 소요된다. 이건 낭비다. 이런 예산을 복지로 돌려야 할 것이다.

 

 

-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법안이 대기업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은 턱없이 높은 취업 문턱과 비정규직 절벽에 막혀 암울한 현실이다.

▲ 비정규직을 한 번에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점점 늘어나는 비정규직을 지금보다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개악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늘리는 법이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중요하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비정규직을 줄이는 첩경이다. 외국에도 파트타임 일자리가 많지만, 한국이 비정규직을 많이 쓰는 이유는 법적으로 임금과 노동조건을 더 열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불법하청이나 불법도급 문제를 해소하고, 비정규직을 줄이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 사법개혁으로 넘어가보자. 국민들은 사법부가 부패했다며 개혁을 외치고 있다. 법률가로서 현재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문제를 짚는다면.

▲ 과거엔 사법이 권력의 시녀로 불렸다. 지금은 자본의 시녀다. 재벌 총수가 아무리 죄를 지어도 경제기여도가 크다는 이유로 풀려난다. 또한 검사와 판사가 시민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관료화 됐다. 이들은 서민의 삶을 모른다. 그러니까 자본력이 있는 쪽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리며 권력과 자본의 눈치만 본다. 이를 개혁하려면 배심재판이 중요하지만 사실은 시민들의 의견을 판사가 일방적으로 뒤집을 수도 있는 구조다. 시민의 목소리는 배제된다. 따라서 제대로 된 배심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한다. 특히 권력과 재벌관련 사건과 일반 민사사건까지 배심제도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직도 판사들이 승진개념이 박혀있기 때문에 계급사회로 굳혀져 있다. 이를 개혁하지 않으면 윗선의 눈치를 보게 된다. 따라서 시민과 함께 독립적 판결이 나오도록 판ㆍ검사 계급구조를 타파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판사들의 출신지역이 주로 부유한 강남출신이라는 점이다. 소위 엘리트 계급으로 시민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적으로 초미의 관심사다. 동북아 정세와 북한 핵에 대한 생각은.

▲ 북한 핵에 대해서 녹색당은 분명히 반대한다. 핵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비핵화 되어야 한다. 핵무기와 핵 발전도 막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북한 핵실험과 핵무기 개발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폭압적이고 비민주적인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너무 북한을 한쪽으로 몰아세우기만 하면 이 문제를 풀기 어렵다. 특히 중국은 이미 북한과 경제적으로 깊이 유착되어 있는데, 박근혜 정부가 막연히 중국이 한국 편을 들어 줄 것이라는 오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풀려면 이전의 6자 회담방식이 중요하다. 중국도 지금 같은 군사적 긴장관계를 원하지 않을 것이고 사드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제 대화를 재개해야 하는 중대시점이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남북관계를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과 ‘위클리서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녹색당이 한국에서 창당된 지 이제 4년이다. 녹색당은 세계적으로, 1980년대 이후 특히 유럽에서 꽤 많은 역사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안정당으로 녹색당이 뿌리를 내리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해 바람직하다. 다양한 정당을 통해 정치가 이뤄져야 시민들의 삶의 문제와 복지문제를 풀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어쨌든 녹색당이 한국정치에서 자리를 잡고 대안정당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지만, 국민들도 관심과 지지를 많이 가져 주시고 이번 총선에서 큰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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