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제와 연합정당 통해 전통적 수구세력 틀 깰 수 있도록 국민인식 바뀌어야”
“다당제와 연합정당 통해 전통적 수구세력 틀 깰 수 있도록 국민인식 바뀌어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6.05.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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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최승호 ‘뉴스타파’ PD-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최승호 ‘뉴스타파’ PD

 

- 영화에서 다룬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에서와 같은 인권유린 사태를 막으려면 이번 영화와 같은 시도들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계획은.

▲ 간첩조작은 1970년대부터 40년이 넘게 이어져온 사안이다. ‘자백’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이 골자를 이룬다.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이던 유우성 씨를 대상으로 간첩조작을 위해 중국 공문서를 위조하고 유 씨의 동생 유가려 씨를 폭행 고문한 국정원을 고발했다. 마지막엔 1970년대 간첩으로 몰렸던 재일교포 김승효 씨의 현재를 보여주며 끝나는데, 당시 그는 가혹한 고문으로 정신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유우성 씨는 대법원으로부터 간첩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 이것뿐만 아니다. 박정희 정권 당시 권력의 핵심기관이었던 중앙정보부로부터 이어져 온 국정원의 간첩조작 역사에서 무죄로 판명 난 1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름이 마지막 자막에 나온다. ‘자백’은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고발한다. 국정원에서 자살한 탈북자 한준식 씨와 1975년 학원가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재일동포 김승효 씨 등 내용들이 관객들, 특히 젊은 층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일들은 획일적인 국정원 조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간첩조작 사태를 양산한 측면도 있다. 이를 고발하는 영화를 만드는 일, 사실 흥행 면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제작비도 많이 들고 자원도 많이 소요된다.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뉴스타파’ 후배들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자신들이 더 힘이 들기 때문이다.(웃음) 그런 면에서 아직은 고려해 볼 사항이다.

 

 

- 이석기 의원 구속, 통합진보당 해체 등 잇따른 공안 사태 여파로 진보진영이 주춤한 상태다. 뒤늦게나마 이 사건에 대해 평가해본다면.

▲ 개인적으로 당시 통합진보당 사건에 대해 그렇게 정통하게 바라보지는 않았지만, 녹취록 부분에 대해 처음 한국일보가 보도를 했었고, 결국 국정원이 그 녹취록을 받아쓰면서 잘못 기록을 했다는 내용들이 있었다. 나중에 이 사건이 고등법원까지 갔을 때, 이석기 의원 측과 검사 측이 만나서 서로 합의한 녹취록 내용이 있다. 그것은 그동안 국정원이 정확하게 녹취한 내용에 관한 합의안이다. 이를 근거로 판결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이전에는 조작이다 아니다 공방을 하다가 합의한 녹취록을 2심 판결문에서 인용하고 있다. 이 판결문을 보면 이석기 의원에게 사실 문제가 있었다. 그 문제 중 헌법에 보장된 사상의 자유라는 측면만으로 봤을 때 방어하기에 매우 쉽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다. 국내 주요 유류저장시설에 대한 훼손 등 어떤 면에서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면이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을 해체하고 불법적 정당으로 호도하는 것은 명백히 안 되는 것이었다. 이는 한마디로 헌법재판소가 권력에 굴종한 사건으로 본다. 이로 인해 진보정당들과 진보인사들이 주춤해진 상태다.

 

 

- 지난 4.13총선에서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이 많은 표를 획득하지 못한 데도 이 같은 공안사건들이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 아무래도 영향이 컸다. 하지만 총선에서 여소야대로 분할이 되면서 향후 정의당이나 녹색당 등이 국민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대적 배경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90여 개국에 있는 녹색당의 경우, 정치 후진국인 태국만 해도 젊은 층 사이에서 혁신적인 녹색당을 찍자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도 지금과 같은 양당체제에서는 정치개혁이나 경제개혁 등을 이루기가 사실 쉽지 않다.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어 진보적 정당을 세워 다당제구도와 연합정당을 통해 전통적 수구세력의 틀을 깨야 하지만 유권자들의 의식이 너무 저조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 2012년 MBC에서 해고됐지만, 오히려 더 열심히 권력 비판과 검증에 몰입해왔다. 지금의 MBC 어떻게 보는가.

▲ 제가 MBC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이 이제 대법원의 판단을 남겨놓고 있다. 2심까지는 승소했다. 현재 MBC나 KBS 등 공영방송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공정보도가 사라지고 탐사보도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기타 일반 방송들은 국민 앞에 기본적인 가치를 지켜야 할 마지노선만큼은 지키려는 자존심이 있지만, 지금의 공영방송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누리면서 임기까지만 채우면 된다는 철면피한 심보다. 이는 언론인으로서 도덕성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국민들로부터 공영방송 무용론을 낳게 될 것이다.

 

 

- 종편방송의 편파보도 등을 둘러싼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 2009년 당시 이명박 정권이 언론장악을 위해 종편방송을 합법화하는 방송법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킨 게 발단이다. 의원 정족수도 모자랐고, 불법적인 재투표를 강행하는 등으로 얼룩진 방송법이 불씨가 되어 주요 언론노동자들과 크게 시비가 있었다. 그러나 권력의 힘에 떠밀려 결국 종편이 들어섰다. 헌법재판소도 불법적인 방송법 통과와 불법적인 국회법 진행을 알고도 묵인하고 방조했다. 그렇게 해서 현재 종편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종편 등 일부 방송과 신문이 공정보도와는 거리가 먼 지속적 편파보도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수구세력의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제 국민들이 깨어나 언론에 대한 개혁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과 ‘위클리서울’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일단 ‘자백’을 많이 봐주시고, 혼자만 보지 마시고 많은 분들과 함께 해주기 바란다(웃음). 또 주변에 널리 알려서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국정원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통해 국민들이 편안하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발전적 개혁을 했으면 좋겠다. 간첩조작사건은 나와 가족까지 고통 받을 수 있는 엄청난 일이다. ‘자백’이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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