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서 ‘인권탄압국’ 오명 한국, 국익에도 큰 손실”
“국제사회서 ‘인권탄압국’ 오명 한국, 국익에도 큰 손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6.06.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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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제작한 영화 ‘자백’에서 국가 공권력에 의한 간첩조작사건에 대해 다뤘다. 최근 들어 공권력, 특히 국정원의 활동을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 특조위 청문회 등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국정원과 청해진해운이 매우 특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국정원의 실소유주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중정(중앙정보부) 정치를 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정치를 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가의 전 분야에 걸쳐서 활동하고 있고 갈수록 권한은 막강해지면서 조직이 비대해지고 있다. 이번 테러방지법 시행령을 통해서 국정원의 권한은 더욱 커졌다. 당연히 개혁이 되어야 한다.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또 국내 수사파트를 없애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인 20대 국회에서부터 국정원 개혁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 최근 한국 사회는 자본가에 의한 인권피해와 군대내 인권, 국가폭력, 성폭력 등 인권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수위에 있다. 학교의 인권교육 부재도 문제다. 선진민주사회를 이루려면 먼저 인권복지가 선결돼야 한다. 인권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 우리나라처럼 노동조합을 부정하는 형태로 가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점점 대접받지 못 하고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된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핵심이 노동인권이다. 국제사회는 이를 보장하지 않는 기업들을 면밀하게 평가한다. 지금 현대자동차가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면담을 위해 농성을 하는 일에 유럽 등 외국의 소비자들이 움직이려 하고 있다. 만일 이것이 터지면 타격이 클 것이다. 지난주에 독일에서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락을 해왔다. 그러면 기업주가 자세를 바꿔야 하지만, 오히려 외국에서 자동차 값을 내려주는 등 또 다른 꼼수를 쓴다. 미련한 짓이다. 이건 장기적으로 자신을 옥죄는 일이다. 이렇듯 노동인권에 대한 의식이나 교육이 아예 없는 우리 사회가 이제 나서야 한다. 대기업들이 이런 식으로 노동탄압을 해서는 국제적으로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그걸 깊이 알아야 된다.

 

 

- 국가는 하나의 정치적 조직체다. 러시아에는 ‘노멘클라투라’가 있고 한국에는 견고한 ‘정치 관료’가 있다. 장기 군사정권에 의한 국민 복리 와 인권은 압제를 당했다. 인권운동은 이러한 어두운 시대적 배경에서 태동했다. 50여년이 지난 현재 신자유주의와 제4의 물결이 세계를 뒤덮으며 거대자본과 권력에 대응한 민중인권도 점점 위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리라 보는가.

▲ 국제사회가 보는 한국의 인권문제는 매우 우려스럽다. 인권부분에서 보면, 과거 한국은 군사독재를 넘어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30년 만에 이룩하고, 세계 10위권 대의 경제대국을 만든 모범적 국가였다. 특히 인권 쪽은 2000년대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면서 크게 개선됐다. 각 나라마다 인권위원회가 있지만, 이들 국가들은 공권력이 저지른 인권문제에 대해 대부분 면죄부를 주는 기관으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만큼은 제대로 했다. 그런 점을 국제사회가 상당히 주목했는데, MB정권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허수아비 인권위원회가 돼버렸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매년 유엔특별인권위원들이 한국에 들어온다. 재작년에는 인권옹호자 문제로 왔고, 올해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측정하는 위원들이 왔었다. 이 문제를 계속해서 정부에 경고했다. 현재 한국정부의 인권은 낙제점이다. 국제사회에서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명을 갖게 된 것이다. 이건 국제외교무대에서 큰 손실을 가져온다. 그럼에도 아마 정부는 이걸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양보, 즉 어떤 ‘딜(Deal)’을 하려 할 것이다. 이는 바보짓이다. 민주국가의 기본권인 인권을 좌시한다면 장차 국익에 큰 손실이 올 것이다.

 

 

- 한국에는 여야 양당체제로 국민의 편익을 위한 참다운 인권 정당은 없다. 요즘 정의당이나 녹색당이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인권재단을 통해 활동하는 것도 대안이지만, 서구사회와 같은 참 인권복지 창달을 향한 진보적 인권복지 정당을 만들 생각은 없는가.

▲ 사람들이 정치 안하느냐고 묻는다. 개인적 결격사유 때문에 부담이 된다(웃음). 옛날에는 그래도 사면복권이라는 것이 있었다. 요즘은 아예 없다. 지인들도 사회운동이 점점 커지면서 정치 등 각 분야로 다들 빠져 나갔다. 이런 움직임이 발전하고 역량이 넘쳐 함께 동시적으로 발전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진보정당이 너무 약하다. 물론 어느 나라든지 진보정당만으로 발전하기는 어렵다. 거대 진보정당만으로 독주한 나라는 대개 망했다. 한국의 진보정당은 사실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앞으로 사회운동이 더 강화되고 확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힘으로 진보정당이 나와야 진보정치를 펼칠 수 있다. 인권단체라는 저수지는 말라가는데 사람만 쏙쏙 빼가버리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말라버린다. 나는 끝까지 저수지를 지키는 일을 할 것이다.

 

 

- 얘기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자. 이명박 정부 때부터 남북관계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현 정권 들어서는 더 심각한 상황인데, 남북관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 한마디로 기득권 유지를 위해 남북대화 단절을 이어가고 있다. 소통은 아예 없고 국민을 억압하려 한다. 총칼만 안 들었을 뿐이지, 국정원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 문제만 해도 너무나 독단적이다. 총체적이고 외교적 전략도 없이 공단 내 중소기업들만 쫓겨나고 남북관계에서 우리만 손해 보는 결과를 냈다. 이러다 보니 오죽하면 일선 공무원들이 미치겠다고 말한다. 왜냐면 대통령이 지시한 뜻을 미리 알아서 꼼꼼하게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뜻에서 어긋나면 어떻게 하든 막는다. 이러니 공무원들이 창조적인 발상보다 위에서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동적 태도에 익숙해진다. 그저 ‘예스맨(YesMan)’이 되는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하지 않을 수 없다.

 

 

- ‘인권’과 ‘운동’에도 정년이 있다. 나이가 들면 체력도 체력이지만 판단력도 흐려지고 보수화 된다고 말한 걸 본 적이 있는데 언제까지 활동할 것이며 인생 3막은 어떨 것 같은가.

▲ 아무래도 나이 먹으니 마음도 보수화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늘 마음을 새롭게 다잡으며 새로운 세대와의 연대활동 지원에 집중하려고 한다. 5년 후면 60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다. ‘세월호’를 소설화 할 수 있다면, 이 사건 이면에 내재된 신자유주의 물결을 통해 유입된 경쟁체제가 인간 심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고 이런 것들이 점점 사회와 국가를 어둡게 만든다. 얼마 전 강남 역 20대 여성 ‘묻지 마 살인사건’도 우리 사회가 그렇게 되다보니까 혐오범죄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극악한 환경 속에서 ‘일베’가 나온 것이다. 불만스럽고 구조적으로 압도적인 지배세력이 형성한 틀 속으로 흡수되는 현상도 그렇다. 이는 여성일 수도 있고 외국인,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아주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는 그런 야만적인 사회가 되었다. 이를 사회과학적으로 다룬 시대의 아픔들을 담고 싶다.

 

 

- 마지막으로 국민과 ‘위클리서울’ 독자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대한민국 인권과 정의가 살아나도록 한 알의 밀알이 되고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을 경주 하겠다. 지금은 인권 측면에서 정치와 경제, 시회, 문화 모든 부문이 퇴보하고 있다. 이것을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이냐 또한 큰 문제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인권사회운동이 절실하다. 1톤의 작업을 위해서는 2톤의 준비가 필요하다. 미래 선진 대한민국 인권을 위해 2톤의 땀을 흘려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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