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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만큼 뜨거운 ‘한반도 위기 지수’, 7월 위기설 ‘솔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김승현 기자lokkdoll@naver.coml승인2016.06.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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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을 앞둔 한반도의 ‘평화 시계’는 위험을 가리키고 있다. 남한과 북한,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모두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최근 북한의 리수용을 만났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며 북한에 대한 초강수 제제를 언급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가장 큰 화두는 사드로 모아지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사드’ 논란을 살펴봤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 관계가 명확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위협적이긴 하지만 사드 배치는 해답이 아니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 주장 뒤엔 두 나라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겉으로는 북한 견제용이지만 실제 의도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장관은 “중국이 사드를 너무 과대평가해서 본다”며 “방어용 무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를 배치할 경우 한국과의 ‘전략적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방어용 무기일 뿐”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드가 정말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을 수 있느냐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이견이 없지 않다. 사드 한 포대가 48기밖에 안 되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이 천기가 된다고 생각하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와 외교 일정이 맞물리면서 ‘사드’를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외교가에선 ‘7월 위기설’이 나올 정도다.

가장 중요한 대결 전선은 향후 지구촌 패권을 놓고 복잡한 수 읽기에 들어간 미국과 중국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한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 날, 미국은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포석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은 이어 중국 기업 화웨이의 대북 거래를 조사하는 한편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다시 한 번 거론했다. 한국 정부와는 별개로 두 나라의 입장이 중요 변수로 떠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엔 남중국해 문제, 경제적 현안 등 중요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7월 하순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또 하나의 격전장으로 불린다. 한국정부로서도 ARF는 중요한 외교의 장이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ARF는 2013년부터 비핵화 의무 준수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 우리 정부도 ARF를 북핵 외교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북한이 연초부터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ARF도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될 전망이다.

북한도 ARF를 앞두고 분주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북한은 오는 6월 25일부터 한 달간을 반미투쟁월간으로 지정하며 추가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도 예상한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진다면 미국의 입장은 더욱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오는 7월은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 55주년이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일본도 7월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 우경화가 가속화될 경우 한일 관계와 북한에 대한 입장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엇박자’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안이다. 지난 5일 폐막한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는 양국의 극한 대결 분위기에 낀 한국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싱가포르에서 사흘간 열린 샹그릴라 대화는 사실상 미중 전쟁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남중국해 갈등을 놓고 두 나라는 설전을 이어갔다. 이 사이에서 한국 정부는 양국의 눈치를 보며 모호한 입장만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은 사드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를 겨눴고,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고리로 남한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 사이에서 ‘북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은 모호한 입장을 취한 한국 정부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등 계산된 수순을 밟았다. 기조연설에서 동맹국을 언급하며 한국만 뺀 것이다.

카터 장관은 강화된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안보 네트워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본 호주 필리핀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을 일일이 열거하면서도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미국의 ‘신 애치슨라인’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미 철통 같은 동맹을 맺고 있어 부연설명이 필요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은 남는다.

사드와 관련된 사안에서도 한국 정부는 엇박자를 또 다시 표출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열린 한미 국방회담에서 사드에 관한 논의가 “일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민구 장관은 질의 응답 과정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 동안 한국 정부는 미국의 ‘사드 배치 임박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중국이 곧바로 반발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한국 정부를 겨냥했다.
 

일부 언론 ‘대구’ 언급

한중 장관회담에서 우리측이 사드는 ‘북핵 방어용’이라며 중국의 우려는 과대 평가됐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상황은 이미 벌집 쑤신 듯 상처 투성이였다.

더욱 큰 문제는 미중의 양강 구도 속에서 한국 정부가 당분간 난처한 상황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의 ‘사드 반대’ 입장은 단순히 입장 표명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이 사드배치를 계획대로 강행할 경우, 안보리 결의 2270호에 따른 북핵 저지 국면에서 중국이 이탈할 수도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리수용 북한 부위원장 간의 전격 회동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이란, 우간다, 쿠바 등 상대적으로 북한과 가까웠던 나라들에 대해 손을 내밀었다. 북핵 제재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이유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일 경우 남한 정부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사드 배치 문제 자체가 국내외적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외신에선 사드의 한반도 배치 계획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 군사전문매체인 ‘브레이킹 디펜스’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기자들에게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 사드 배치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터 장관은 이와 관련 “계획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많이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매체는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이번 달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브레이킹 디펜스는 “사드 배치 여부에 대한 정치적, 전략적 결정은 이미 내려졌으며, 어떻게 배치할 것이냐는 문제만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사드 배치 문제 협의를 위한 공동실무단을 운영해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사드는 정치권의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사드배치 후보지를 놓고 지역구 의원들과 각 당 지도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일본 언론 등 외신에선 이미 “대구가 후보지로 정해졌다”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사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민심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사드 논란은 한반도 안보를 뒤흔들 수도 있는 메가톤급 이슈다. 무엇보다 남한과 북한은 직접적인 당사자들이면서도 주위 강대국들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위기를 향해 가고 있는 한반도의 시계를 멈출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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