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는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해외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매력적인 나라이다. 한국의 경우, 1980년 초반 교역이 시작된 이래로 약 15년 전부터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했고, 앞으로도 많은 회사들이 진출할 예정이다. 그와 동시에 채용 인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2006년에 들어온 현대자동차 생산법인만 해도 관련 직원이 모두 1만 명이 넘는다.

 

체코가 이렇게 각광을 받는 데는 지리적 장점과 체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 영향이 컸다. 체코는 서유럽과 동유럽의 중간 지점에 있으면서 대다수 유럽 국가들과 항공편으로 2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다. 게다가 체코 정부는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세제 해택 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체코에 있는 대기업 10개 중 7개 기업이 외국계 자본으로 이루어진 외국인 투자기업일 정도로 체코에는 외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했다.

 

한국 기업들이 체코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15년 전부터 체코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 설립된 한국 법인에 취직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이다. 한국 본사에서 현지로 파견되는 ‘주재원 방식’과 현지에서 직접 채용되는 ‘현지 채용 방식’이 있다. 뽑히는 방식이야 어떻든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하여 ‘나는 체코로 출근한다’(좋은땅 펴냄)를 집필하게 되었다.

 

누구나 여유로운 저녁, 아름다운 자연, 덜 경쟁하며 사는 삶을 꿈꾸지만, 막연한 동경은 금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무엇보다도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사 설립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인력 수급 방법, 세금법 등 꼼꼼히 준비했다고 해서 기업 설립 및 운영 준비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살며 낯선 환경, 낯선 외국인들 사이에서 조직을 이끌어 기한 내 성과를 내야 하는 해외 주재원에게도, 한국인들과 체코인들 사이에서 업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현지 채용 직원들에게도 이것은 똑같이 적용된다. 한국인과 성향이 다른 체코인들의 조직 문화를 이해해야 조직이 산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낯선 나라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기업의 경우, 물가, GDP, 인력 수급, 세금법 등 그 지역의 표면적인 사항들에 집중하느라 문화에 따른 지역 조직 문화를 간과하여 법인 설립부터 운영 및 안정화 단계까지 가는 데 많은 손해와 어려움을 겪는 일도 생기곤 했다. 한국에서 기한 내 파견된 주재원이 아닌 해외 법인 소속의 현지 채용 직원의 경우, 업무 특성이나 향후 진로에 대해 정보가 부족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해외 취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일부는 막연히 해외에서 일한다는 장점만 생각하고 취업을 선택하지만,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문별 향후 진로에 대해 알아볼 정보가 부족했다.

 

저자는 체코에 사는 한국 교민들 중에서 드물게도 서비스 및 관광 관련 자영업이나 무역업이 아닌, 전자와 자동차 제조업 분야에서 다양한 현지인들과 일을 했으며 특히 한국 기업이 체코에 진출하던 초창기부터 일한 덕분에 각 산업별 법인 초기 설립 및 안정화 단계를 모두 경험하였다. “나는 체코로 출근한다”는 이런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려는 기업이나 해외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직장 내 인사 문제, 직원 간의 갈등, 협력 업체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공무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은 모두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와 관련된다. 저자는 이를 잘 이해해야 직장 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수차례에 걸쳐 오스트리아, 독일, 소련 등 외세로부터 침략과 지배를 받았으며 1998년 공상정권이 퇴진하기 전까지 공산국가였기 때문인지 관료주의적인 경향이 남아 있어 서류 통과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배타적인 경향으로 인해 낯선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점 등등 체코 사람들의 특성 파악은 필수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나는 체코로 출근한다’는 직장 내 의사소통, 조직 문화, 노사 관계, 현지 채용 등의 문제를 체코의 문화와 체코인들의 정서와 함께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해외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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