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꿈과 희망 가지고 도전할 수 없는 절벽 사회 돼버려”
“젊은이들 꿈과 희망 가지고 도전할 수 없는 절벽 사회 돼버려”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6.07.28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층인터뷰>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

 

- 자영업자가 붕괴하고 있다. 상가를 임대한 자영업자들이 애써 일군 가게를 팔고 나갈 때 권리금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일도 비일비재하다.

▲ 법을 제대로 고쳐야 된다. 토지나 건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권에 맞게 설계가 되어 있어서 피해자만 늘어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1000~2000만원의 임대료를 받는 대형임대인들은 임대차보호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른바 환산보증금 제도라는 것 때문인데,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월세에 100을 곱하면 보증금이 된다. 보증금 4억을 월세로 환산하면 월세 400만원이 되므로 임대차보호법 적용대상이 되지 않게 하는 법이다. 월세가 400만원 이상이면 적용이 안 된다. 따라서 월세를 많이 받는 임대인일수록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이다. 월세를 적게 받는 사람은 5년 동안만 보장해준다. 현행법이 그렇게 되어있다. 월세를 많이 뜯어갈수록 상가보호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이것을 또 임차인에게 떠넘긴다. 소액임차인이 아니니까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다. 거꾸로 갖다 붙이는 거다. 임대료 뜯어먹는 사람 마음대로 하게 하는 법인 셈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철저하게 보호를 해주지만 유독 한국만 역행한다.

 

 

- 얼마 전 구의역에서 일어난 청년노동자 사망 사건 등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처우개선문제도 시급하다. 갑과 을로 쪼개진 이 사회의 노동체제가 청년들의 미래를 더욱 옥죄고 있다.

▲ 우리 사회의 취업문제는 갈수록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좋은 일자리 취업에서 청년의 약 10%만이 일자리를 얻는다. 나머지 90%는 싫든 좋든 나쁜 일자리를 갖거나 실업자가 되는 구조다. 향후 이런 형국을 막고 극단적인 상황을 완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희망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예전에는 대기업에 취업을 못해도 좋은 중소기업에 들어가기 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중견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버리면서 생긴 제조업 공동화가 문제다. 대기업들이 일부 관련 기업들을 데리고 해외로 빠져나가 버려 국내에선 좋은 일자리 찾기가 어렵다. 일본은 그렇게까지 하진 못했다. 한국보다는 일자리가 훨씬 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성이다. 우리에 비하면 즐거운 비명인 셈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기업들의 파렴치한 갑질과 노동에 대한 인식, 노동인권 등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은 이미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도전을 할 수 없는 절벽 사회를 구축한 상태다. 꿈을 잃은 사회는 미래도 없다.

 

 

- 양극화로 인한 빈부격차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대다수 서민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 좋은 일자리가 적다보니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곤층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태가 10~ 20년 간다면 필리핀처럼 되지 말란 법 없다. 문제는 우리 사회구조가 철저히 자본주의와 자본가 입맛에 맞게 짜여있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말하고 있지만, 이를 뜯어보면 전부 자본가의 틀에 맞춰져 있다. 당연히 노동자의 삶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이것을 신자유주의라고 하지만, 그것은 시장자유주의다. 이것도 정확한 말이 아니다. 자본가는 인간에 대한 자유주의를 원하지 않는다. 오로지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이익만 추구한다. 그런 목적 달성을 위해 자본가와 권력자들이 공모하는 것이다. 이건 자유가 아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신자유주의는 인간에 대한 자유다. 시장자유주의를 대표하는 것은 금융자본가다. 오늘날 금융자본은 자본가들의 이익 추구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 주식자본이 실물적 자산이 아니지만 자본가에게는 이것이 황금이다. 사회의 실제적인 부가 늘어나야 하지만 단지 페이퍼머니에 대한 가공의 자본만 있을 뿐 사회 전체가 부를 누리지는 못한다. 페이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은 금융브로커이거나 금융자본들일 뿐이다.

 

 

▲ 민생연대를 방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최저임금 1만원’이 또 무산됐다.

▲ 자본가들이 시대를 역행하는 거다. 어쨌든 과거보다 최저임금이 조금은 올랐다. 어떤 면 에선 이것도 엄청나게 많이 오른 거다. 노동계가 그나마 노력을 많이 한 결과다.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적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는 급진적으로 상당히 올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언론에서도 말하지 않는다. 그나마 최저임금이 최대 쟁점이 된 거다. 노동계가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렇게라도 올라갈 수 없다. 동결 처분만 계속 내려졌을 거다. 최저임금 1만원은 당장은 어려울 것이다. 정치적 역학관계 때문이다. 국회 자체도 그렇게 급진적이지 않다. 급진적인 법안이 통과되기도 어렵다. 여소야대 형국이라 해도 급진적인 여소야대가 아니다.

 

 

- 우리 사회의 해외 이주노동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의 노동인권문제 등으로 한국사회가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 수십 년간 지속해온 저임금 노동자 수입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결국은 이 사회에 극우현상만 가중시킬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철저하게 저임금노동을 기반으로 한다. 이 런 노동자들은 모두 저임금 일자리를 장악하고 있다. 즉 우리 사회에서 취약계층이 해야 할 일자리다. 이런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고 저 사람들 때문에 내 일자리를 빼앗겼다 고 여긴다면 문제가 된다. 극우화가 된다. 따라서 정부의 저임금 노동자 수입 정책은 여러 면 에서 잘못된 거다. 물론 이미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은 철저하게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하고, 국적취득까지 허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모두 우리가 저임금 노동정책 을 잘못 썼기 때문에 이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앞으로 현명하고 지혜롭게 풀어가야 한다. 계속해서 이런 형태로 저임금 노동자에게 매달릴 것이냐의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다. 저임금 노동자 수입정책은 초기에 중국과 동남아권에서 온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연수생 제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는 애초부터 잘못된 거다.

 

 

- 마지막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할 말이 있다면.

▲ 이 사회가 좀 더 부강하고 건강하게 가야 하지만, 현재의 민생경제정책은 기본적 베이스 가 완전히 무너져 있다. 사소한 금융개혁과 굵직한 노동개혁도 못하는 현실이 한국사회의 현주소다. 이제 개혁이 뭔지도 잊어버렸고 개혁의 방향조차도 잡지 못한다.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도 그렇다. 왕성한 생산적 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한 경제민주화는 어렵다. 그렇다고 급진적인 사회보장제도를 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 사회가 뒷받침을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도 진보정당이 해산되면서 분열된 양상이다. 일부 정의당 등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스스로 자기관리를 못한 점도 반성해야 한다. 이제는 확고한 정체성을 되찾아 희망의 빛을 잃어버린 국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