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억원 투자 토마토·파프리카 등 재배”

지난해 말 동부팜한농을 인수한 LG가 지난 달 11일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새만금간척지 총 76.2ha(23만평) 규모에 3800억원을 투자해 재배실증단지 등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날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설명회에서도 LG CNS 측은 “생산자에 국내 농업인의 참여를 최우선으로 하고, 전문재배회사는 한국농업인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본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농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말경 대기업의 새만금 진출에 불안을 느낀 농민의길 소속 4개 농민단체를 비롯한 토마토·파프리카 생산자자조회가 즉각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공동대책위원회(준)’(공대위)를 꾸려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토마토 농가는 생산비도 못 건지고, 파프리카는 가격하락으로 허덕이고 있다”며 “이미 수급 가격동향에 의해 내수용과 수출용의 구분이 없어져 대기업이 생산에 참여한 순간 농산물 가격하락은 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사업을 중단하지 않을 시에는 본격적인 저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 주최로 열린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설명회에서 LG CNS가 “생산자에 국내 농업인의 참여를 최우선으로 하고, 전문재배회사는 한국농업인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본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회장이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김대일 LG CNS상무는 “LG CNS가 새만금에서 하는 것은 시설사업이지 생산산업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회장은 “LG에서 전량 수출해서 수출선이 겹치지 않게 하겠다고 하지만 대기업들이 항상 처음에는 유통을 안 한다 했다가 후에 행패들을 부려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업전문가 김성훈(전 내일신문 농업담당 전문기자)씨는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은 LG CNS가 LG화학을 비롯한 관련 그룹계열사 5~6곳과 함께 자동제어 유리온실 시설원예생산단지를 구축해서, 14개국에 진출한 외국 투자자인 영국계 축산페커 어드밴스인터내셔널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LG는 특히 새만금 부지 계약, 그리고 기반시설 건립과 운영 그리고 사후관리 등을 지원하는 운영서비스 회사를 설립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LG가 글로벌 톱텐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인수한 농자재기업 팜한농을 왜 농업플랜트 구축사업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데에는 사정이 있다. 종자기업 몬산토는 흥농종묘와 중앙종묘를 인수한 뒤 동부한농팜에 다시 매각했다. 그런데 300여 품목 종자 소유권을 넘겨 주는 대신에 토마토 파프리카 고추 시금치 등 핵심종자 4가지는 몬산토가 그대로 소유하면서 동부팜한농이 이 4가지 품종의 국내 마케팅을 맡는다는 계약을 했다. 그리고 동부팜한농이 넘겨받은 종자와 작물의 해외마케팅을 몬산토가 지원키로 했다. 이 계약 사항은 LG가 동부팜한농을 인수할 때도 그대로 승계됐다는 것이 몬산토코리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LG 스마트 바이오파크에서 재배할 토마토, 파프리카 종자는 몬산토가 공급할 공산이 크다.

몬산토는 세계 1위 종자기업이지만, 국내 토마토·파프리카 종자 시장에선 일본산, 유럽산에 떠밀려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몬산토가 금보다 비싸다는 토마토, 파프리카 종자 시장에서 열세를 극복하려면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규모 스마트 바이오파크의 등장과 새 종자시장 창출은 몬산토 토마토, 파프리카 종자가 한국을 넘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100% 수출하겠다지만 농민들은 믿을 수 없다. 화옹간척지에 10ha의 유리온실 시설원예단지가 들어설 때도 전량 수출을 약속했다. 그런데 정작 수출은 생산량의 20%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화옹간척지 유리온실에서 토마토가 생산된 이래 계속해서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농산물 그 어느 품목도 100% 수출을 꾸준하게 유지해 온 적이 없다. <뉴스서천 편집국장, 생태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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