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7조원 가파른 증가, 금리인상시 직격탄 우려

가계대출의 위험성은 이미 ‘한계선’을 넘은지 오래다.

하지만 여기에 가계대출과의 경계가 모호한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합치면 뇌관은 더욱 위태로워진다. ‘숨은 빚’이라고도 불리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달만 2조 2000억원이 늘면서 25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자 연령도 50대 이상이 63.7%인 것으로 파악돼 고령층 자영업자의 빚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은행의 원화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251조 6000억원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통계 특성상 가계부채가 아닌 기업대출로 분류되며 중소기업대출로 파악된다. 은행들은 ‘소호(SOHO) 대출’이라고 부른다.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개인에게 대출해 주는 게 대부분이다.

영세사업자금이 될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론 생활자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연말 130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가계부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50대 이상 고령층

가계 부채만큼 소호 대출의 증가 속도도 ‘눈덩이’ 같다. 연간 10조원 안팎으로 늘던 개인사업자 대출은 2014년 18조 8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9조 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2015년 3․4분기에서 2016년 1․4분기 중 가계대출 증가의 84.1%는 주택담보대출, 중소기업대출 증가의 75.0%는 개인사업자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위험요소라는 얘기다.

대출하는 연령층이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 중 6월말 기준으로 60세 이상의 대출 잔액이 61조원을 넘어 전 연령 가운데 24.5%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 1월과 견주면 다른 연령층은 줄어드는데 60세 이상 비중만 3.3% 늘어났다. 50대(39.2%)와 합치면 전체의 63.7%가 50대 이상이다. 제 의원은 이와 관련 “은퇴 연령층이 생계형 창업에 많이 뛰어든 결과”라고 분석하며 “자영업과 고령층은 가계부채 충격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은 집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두 취약부분의 공통요소가 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최근 1년간 은행의 전체 원화대출(8%)과 가계대출 증가율(7%)을 훨씬 웃돌고 있다. 사업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우선 충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 자영업자의 은행 빚은 300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 상황에서 생계형 창업에 나서는 것은 불안요소가 적지 않다. 실제로 자영업자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최근 1년새 자영업자 수는 566만 9000명에서 564만명으로 2만9000명 줄었다.

가계대출에 이어 또 하나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호 대출’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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