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귀국 시기 ‘내년 1월 중순 전’ 언급으로 정치권 대요동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반기문 화두’가 마침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뉴욕을 방문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내년 1월 초중순경에 귀국할 뜻을 내비쳤다. 당초 예상됐던 3월보다도 그 시기가 앞당겨진 셈이다. 다분히 대선 출마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반 총장이기에 그의 귀국은 정치권에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새누리당을 비롯 야당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대대적으로 귀국 보고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띄웠고, 반 총장은 이에 대해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고 애써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방한했을 때도 퇴임 이후 계획과 관련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결심하겠다”고 의미 있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반 총장이 전직 사무총장으로 다른 해외 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귀국 시기와 퇴임 후 결심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대망론의 전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검증은 이제부터”

하지만 국내 정치적 기반이 미약한 반 총장이 대선이라는 험로를 넘기 위해선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과거 고건 전 총리는 여론조사 1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제약과 가족들의 반대로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다. 이미지와 바람으로 승부를 걸기엔 정치의 벽은 높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대선에서 ‘안풍’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결국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풍’이 거의 유일한 사례지만 그는 국회의원과 장관 등 국내 정치 경력과 호남의 지지라는 조직이 뒷받침됐었다. 노 전 대통평의 팬클럽인 ‘노사모’와 비슷한 지지층이 반 총장에게 생길지도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반 총장과 가까운 정치인들이 원로급에 많아 젊은층 지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정 원내대표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환국하시라.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며 “내가 비록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고 반 총장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조 보수’를 상징하는 인사들의 공개 지지는 득과 함께 실이 될 수도 있다. 반 총장의 최대 장점은 신망을 잃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는 점이다.

반 총장의 내년 초 귀국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됨을 알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유력 대선주자가 미약한 새누리당이 반 총장에 대한 구애에 적극적이다. 이에 반해 야권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 원내대표는 “반 총장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갈지 비전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검증은 이제부터”라고 엄포를 놨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지도 처음 1등은 박근혜 후보 외엔 당선된 적이 없다”고 거리감을 내비쳤다.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 오른 반 총장의 귀국이 대선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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