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의 바라래 살어리랏다> 살조개

 

화롯불에 밤이나 고구마를 구워먹었다면 모를까, 
조개를 구워 먹었다면 의아해들 할 것이다. 

그러나 의아해할 게 없다.
원래 조개류는 구워 먹어야 제 맛이다.
양념을 할 필요도 없고, 간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아궁이 불이나 화롯불에 
조개의 꼭지부분을 넘어지지 않게 잘 꽂아두고 한참 있으면 
‘피이~’ 소리를 내며 조가비가 쫙 벌어지는데, 
이때 화롯불에 떨어지는 조가비 속의 국물로 인해 
살은 온통 재를 뒤집어쓰기 마련이다. 
은박지가 흔한 요즈음이야 은박지에 싸서 구우면 그럴 리가 없겠지만. 
그래도 재 닦아내며 먹는 이 조개 맛은 일품이다.

이런 구이용 조개는 뭣보다도 살에 뻘이 없어야 한다.
뻘이 없는 조개류로는 백합, 가무락조개, 피조개, 굴
보디조개(현지명 살조개)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 변산의 하섬에 흔했던 보디조개는
어려서 제일 많이 구워 먹었던 조개 중의 하나이다.


살조개 (Protothaca jeodoensis, 백합과)  

조간대 중·하부 혼합갯벌에 산다. 
몸의 크기는 높이 5cm 정도, 길이는 6cm 정도이다. 
껍데기는 바지락처럼 세로로 난 골과 성장선이 교차하며 
갈색에 짙은 밤색의 반점들이 불규칙하게 나 있는데 
개체별로 그 무늬는 각기 다르다. 
부안에서는 ‘보디조개’라고 부른다.
(부안 하섬)

 

<‘부안21’ 발행인. 환경생태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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