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희의 자연에 살어리랏다> 사철나무

 

노박덩굴과의 사철나무(Euonymus japonicus Thunb.)는 이름그대로 사철 푸른 활엽수이다. 이처럼 겨울에도 푸르다하여 동청(冬靑)이라고도 하는데, 사철나무뿐만이 아니라 겨우살이, 광나무 등도 모두 동청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지방에 따라서는 사철나무를 겨우살이나무, 무룬나무, 개동굴나무라고도 부른다.

사철나무는 낙엽 지는 화살나무, 회잎나무와는 촌수가 멀어 보이지만 엄연한 화살나무속의 한 가문이다. 꽃이나 열매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화살나무, 회잎나무와 한 가문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뜻한 남쪽지방에 주로 자라지만 바닷가를 따라 황해도까지도 분포하며,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지에도 분포한다.

 


사철나무는 높이는 3~6m 정도로 자라는 키 작은 나무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이다. 바위 덩어리 섬 독도의 대표적 생명체도 바로 이 사철나무이다. 부안에서는 적벽강이나 채석강 바위 벼랑에 옹색하게 터 잡고 자라는 사찰나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가죽질의 두터운 잎은 마주나며, 길이 3∼7㎝, 너비 3∼4㎝의 좁은 타원형이다. 표면은 진한 녹색에 윤이 나며, 뒷면은 표면보다 연한 녹색을 띠며, 잎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새로 난 줄기는 녹색이나 점차 회흑색으로 변한다.

6∼7월에 피는 녹색을 띠는 흰색의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 끝에 취산꽃차례로 빽빽이 달린다. 꽃받침은 4갈래로 갈라지며, 꽃잎은 4장, 암술은 1개이다.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다.
 

 

10월에 익는 모가 난 둥그런 열매는 노란빛이 도는데 다 익으면 껍질이 4갈래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선명한 주황색 종의(鍾衣)를 입은 콩알만 한 종자가 3~4개 매달려 있는데, 녹색의 잎과 어우러진 그 모습이 매우 매혹적이다.

사철나무는 늘 푸른데다가 작은 키 나무인 관계로 예부터 정원수로, 또 가지가 촘촘하게 뻗다보니 가리개 역할을 잘 해주어 산울타리용으로 애용되었다. 그런가 하면 한방에서는 사철나무의 뿌리와 껍질 말린 것을 왜두충(倭杜沖)이라 하여 이뇨·강장제 등의 약재로 이용하는데 두충(杜沖)의 약효와는 전혀 다르다.

<‘부안21’ 발행인. 환경생태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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