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명 ‘초대형 경선’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 바람이 서서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15일 시작된 당내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참여 열기가 생각보다 높으면서 최후 승자가 누가 될 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진다. 대세론을 내세운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 30%대를 유지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를 뒤쫓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안 지사는 최근 20%대 지지율을 돌파했지만 ‘선한 의지’ 발언으로 고비를 만났다. 서서히 열기를 더하고 있는 민주당 내 경선을 전망해 봤다.

 

 

민주당 내 양강 싸움에서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누가 될까.

과거 대선에서 ‘대세론’은 양날의 검이었다. 이회창 전 총재처럼 고배를 마시는 경우도 있었고 마지막까지 성공한 주자들도 없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려는 선거인단 수는 지난 22일 오후 74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9만명 수준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결정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 결정 이후 1주일간 선거인단을 모을 예정이어서 당내에서는 200만 명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최대 250만 명까지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경선의 총 선거인단 수는 108만 명이었다. 이 중 실제 투표에 참여한 수는 61만 명이었다. 경선의 열기가 거셀수록 본선에서의 승리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선거인단이 200만 명이 넘을 경우, ‘조직 선거’의 움직임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당내 조직 기반이 아무리 탄탄해도 민심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노풍’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체육관 선거 대신 처음 도입한 국민경선제가 기폭제가 됐다. 경선에 참여한 국민 3만 7500여 명의 선택이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박근혜 후보가 ‘당심’에선 승리했지만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명박 후보가 승자가 됐다.
 

“대세론은 없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 완전국민경선제를 비롯 결선투표제, 모바일 투표 등을 모두 도입할 예정이다. 경선 룰만 보면 올해 경선이 가장 이변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선거인단 200만명은 당심보다 민심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게 만드는 제1의 요소다.

탄핵심판의 결과가 일차적으로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탄핵이 인용되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안 지사에게 기회의 문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에선 문 전 대표 차기, 안 지사 차차기라는 인식이 커질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의 양강 후보는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 시작된 ‘노풍’은 한국 정치의 분위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당시 노 전 후보는 이인제 대세론과 이회창 대세론을 차례로 꺾으면서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번 경선에서 대선주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롤 모델’이 노 전 대통령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문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있지만 많은 수의 대선주자들이 ‘제2의 노무현 신화’를 언급하고 있다.

‘바보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노풍과,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이라 할 수 있는 ‘노사모’의 출현, 대세론을 꺾은 반란 민심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 때처럼 민심의 ‘전략적 투표’가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은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최근 ‘선한 의지’ 발언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치렀다. 200만명이 참가할 당내 경선에서 누가 본선 주인공으로 확정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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