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인류의 모든 생명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리고, 탈핵의 희망을 담아 기도하며 전국을 도보로 순례했던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광화문에 도착했습니다. 순례단은 지난 1월 10일 전남 영광핵발전소 앞에서 출발하여 2월 18일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는 총 31구간 588.6킬로미터를 걸었습니다. 2013년 6월 고리 핵발전소 앞에서부터 시작했던 순례는 해마다 두 차례씩 이어져 현재까지 총 248일간 4341킬로미터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올 상반기 순례 코스는 영광 핵발전소를 시작으로 광주와 고창, 부안, 군산, 서산, 당진, 안산, 인천을 거쳐 서울 광화문에 이르는 여정이었습니다. 각 구간마다 지역 활동가들과 탈핵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함께하며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해서 오후 4-5시까지 걷는 일정이었습니다.

 

▲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2017년 상반기 마지막 구간인 노량진 성당에서 광화문 광장까지의 구간 중에서 한강대교를 건너고 있다. ⓒ장영식

 

순례단은 2월 18일 서울 노량진 성당에서 출발하여 광화문까지 248번째 구간을 순례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탈핵 미사를 봉헌하고 “위험한 핵발전을 멈추고 탈핵 한국을 만들자”라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순례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동안 정부는 핵발전 중심의 전력 정책을 펼쳐 왔고, 그 결과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밀집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다”라며 “우리는 더 이상 지속불가능하고 미래 세대를 갉아먹는 전력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순례단은 “핵발전소 없는 대한민국은 결코 허황된 꿈도 아니고 실현 불가능한 일도 아님”을 강조하며, 탈핵의 그날까지 더 많은 이들을 만나 핵발전소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설득할 것이며 끊임없이 행동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순례단을 이끈 성원기 교수는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경주에 활성단층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하고 핵발전과 방폐장 건설을 추진했다"며 "지난 7일 법원이 노후 핵발전소인 월성핵발전소 1호기의 수명연장 승인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반성은커녕 항소의사를 밝혔다"고 규탄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20년째 OECD 국가 중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세계 꼴찌"라며 "이는 많은 나라가 재생에너지 100퍼센트 국가를 목표할 때도 한국은 핵발전소만 고집한 결과"라고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순례단은 “탈핵 운동은 유권자 운동”이라면서, 대선 후보들의 탈핵 공약을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 캠핑촌에 입주하여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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