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 대기업들 GMO 가공식품 만들어 식단 점령”
“식품유통 대기업들 GMO 가공식품 만들어 식단 점령”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7.03.23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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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임영석 강원대 의생명과학대 교수-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임영석 강원대 의생명과학대 교수

 

- GMO, 막을 대책은 없는가.

▲ 한국 과학자들은 GM 작물에 함유돼있는 글리포세이트에 대해 잘 모른다. 급증하는 질병원인을 조사하는 전문가도 없다. 글리포세이트 등 독소의 체내 축척여부도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GMO 작물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연구와 치료가 절실하다. GMO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은 식량자급률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식량수입이 불가피하다면 유전자조작 작물을 피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작물 구입 전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글리포세이트 함유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GM 작물이나 글리포세이트 작물을 멀리하고, 좀 비싸더라도 독성이 없는 곡물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면 농업도 안전한 농작물로 바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몬산토는 필사적으로 정부기관과 언론, 과학계를 매수해왔다. 국민들은 독성이 많은 유전자조작 식품을 속아서 먹게 됐다. 기업과 국가가 이제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아무리 많은 GM작물이 범람해도 좋은 식품을 찾아 먹는다면 몬산토의 탐욕을 막을 수 있다.

 

 

-‘감자박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육종학자’로서 감자를 선택한 이유는.

▲ 육종학자로서 내게 감자는 어려운 과제였다. 강원도 출신이면서도 감자의 ‘감’자도 모른 채 선택했다. 연구할수록 힘든 작물이 감자다. 감자는 옥수수와 달리 저장성이 떨어진다. 80%가 수분이다. 그래서 잘 썩는다. 저장해도 싹이 돋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계속 갱신해줘야 한다. 감자 육종연구는 강원대가 유일하다. 서울대에도 감자연구를 하는 곳은 없다. 특히 일반대학에서 30년간 감자만 연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원래 미국에서 호박과 토마토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감자를 알게 된 것도 미국유학 때다. 미국에서 감자육종을 연구하고 귀국해보니 대학의 감자 연구비 지원이 아예 없었다. 연구할 풍토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연구비로 병용해오면서, 감자육종이 점차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은 육종학을 넘어서 새 학기부터 약물유전체학(藥物遺傳體學)을 강의중이다. 일부 약학대학에서 가르치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다. 약물유전체학은 약물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80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한의에서의 사상체질 분류와 비슷하다. 모든 사람마다 유전체 형질이 다르다. 체질이 달라 감기약을 처방해도 사람에 따라 독이 되고 약도 된다. 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종류를 과학적으로 세분화한 학문이다. 요즘은 제약사들도 식품을 통한 유전자 맞춤의약으로 가는 추세다.

 

 

- 지금 왜 감자인가.

▲ 지금 인류 인구 8명 당 한 명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기아문제는 인류가 당면한 큰 숙제다. 인류의 식량 감자는 영양가가 높은 완전식품에 가깝다. 감자야말로 세계 인류의 기아를 해결할 유일한 작물이다. 신이 내려준 천혜의 감자는 기근을 막을 대안이 될 수 있다. 감자는 수분이 80%고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하다. 단백질이 조금 부족하지만 고기를 보충해주면 문제가 없다. 단점이라면 보관이 어렵고 냉해에 약하다. 그래서 차별화와 기능성을 고려했다. 이제 과학을 통한 경쟁력 있는 품목 선택이 필요하다. 70억 인류에게 식량문제는 곧 생명이다. 녹색혁명 창시자로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노먼 볼러그(Norman Borlaug) 박사는 “식량은 모든 인간의 도덕적 권리다. 식량이 없다면 사회정의의 다른 모든 요소들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육종학이 인류에게 기여한 공로는 매우 크다. 특히 육종학자에게 필수적인 철학은 인류애다. 식량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숙고해야 한다.

 

 

- 의학적으로 밝혀진 감자의 효능은.

▲ 예로부터 감자는 장에 좋다. 특히 내가 개발한 보라색을 띤 ‘보라밸리’ 감자는 위궤양 치료제로 쓰인다. 캐나다에 세미나 갔을 때 일이다. ‘식용 생감자 주스’ 연구논문을 발표하자 생으로 어떻게 먹느냐며 다들 난리였다. 생포도나 바나나 주스도 먹는데 감자주스를 왜 못 먹느냐고 따졌다. 감자에 대한 인식이 전무할 때였다. 우리가 아는 감자주스는 전분이 풍부해 위장에 좋다. 하얀 전분이 위에 들어가면 위벽을 부드럽게 코팅해준다. 과음으로 인한 위 진정작용과 궤양치료에 탁월하다. 감자주스를 매일 마신 학생의 변 검사를 했다. 장내 PH 산도도 낮아지고 장내 세균 총이 바뀌어 좋은 세균이 증가했다. 특히 ‘보라밸리’ 감자의 효능이 뛰어나다. 쥐 실험에서도 독성성분 검사결과 이상이 없었다. 한꺼번에 몇 kg씩 전분을 먹지 않는 한 몸에 탈은 없다. 문제는 정부의 육종 연구 지원에 대한 의지다. 관 주도형인 육종 연구 정책은 관료들 때문에 사장되기 일쑤다. 과학자와 기술자를 우대하지 않는 사회적 풍토도 문제다. 옥수수 박사 김순권 박사가 조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된 몬산토 반대 시위. (사진 출처 = wikipedia.org)

-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 한국과 일본은 국토가 비좁다. 이런 땅에 GMO 작물을 심는다는 건 재앙이다. 특히 GM 쌀만큼은 절대 재배해서는 안 된다. GM 벼를 심으면 씨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 주변 밭의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이런 식으로 점점 확산되면 농업 파괴와 생태계 파괴는 순식간이다. 특히 동물과 인간의 피해가 심각하다. 미국이나 브라질처럼 광활한 국가들은 비행기로 GMO 제초제를 뿌려도 큰 문제가 없다. 우리는 뿌릴 공간이 거의 없다. GMO가 한국인 말살을 부를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다. 국가존망이 걸린 일이다. GMO는 농업말살을 부른다. 1960년대 전통농업 때는 GMO 없이도 잘 먹고 건강하게 살았다. 지금은 식품유통 대기업들이 GMO 가공식품을 만들어 식단을 점령했다. 어느 때보다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위험한 시대다. 그런데도 정부와 대기업은 몬산토의 강력한 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정부는 GMO 검증시스템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토종종자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때다. 관련보호규정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높이지 않으면 미래는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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