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참패, 보수 진영 ‘살아남기’ 전략은?
대선 참패, 보수 진영 ‘살아남기’ 전략은?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7.05.23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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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한여름 전대, 홍준표 출마설

 

대선 패배 이후 보수진영의 ‘자리찾기’가 난관에 부딪혔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의 진단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는 보수세력 전체의 존립까지 뒤흔들어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선에서 체면치레를 하긴 했지만 얼마전까지 집권 여당이었음을 감안하면 부끄러운 성적표일 수 밖에 없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개혁보수’의 기치를 높이 들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선 이후에도 양당 모두 불협화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분의 중심엔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전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올 여름으로 예정된 한국당의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구주류인 친박계의 결집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홍 전 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몇 안 되는 친박이 자유한국당의 물을 다시 흐리게 한다면, 당원들이 나서서 그들을 단죄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같이 탄핵된 세력들이 또다시 준동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치열한 서민 정신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대선을 계기로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신 보수주의’ 기치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전당대회 등판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른정당 탈당파 ‘사면초가’

이에 대해 친박계는 홍 전 지사의 전대 등판이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친박계는 “대선에서 24%에 불과한 득표율로 참패한 후보가 당권을 노리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고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당원권 정지에서 풀려난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좌장들의 전대 출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여 명의 한국당 40·50대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모인 ‘새로운 보수를 위한 4050클럽`의 행보가 무게중심을 좌우할 수도 있다. 이 모임은 원유철 의원을 회장으로 김정재 백승주 이만희 이완영 추경호 의원 등 20여 명이 참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친박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다.

한편 바른정당도 조용할 날이 없다. 대선 기간 탈당파와 잔류파의 감정 싸움이 여전히 한창이다. 양측은 ‘들쥐’ ‘하이에나’ 등의 원초적인 용어를 써가며 서로를 향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탈당파인 김성태 의원은 “최순실 폭탄을 피하는 도피용, 면피용 정당은 됐으나 진정한 보수의 바람을 담아내는 데는 실패했다”며 “다 망해가는 자유한국당에 들어가려 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은 김 의원의 과거 경력까지 거론하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인숙 의원은 “한때 노동운동까지 했던 그의 정치 역정이 음식물 찌꺼기를 찾아 헤매는 들쥐 신세가 돼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이종훈 전 의원도 “썩은 고기를 쫓는 하이에나”라고 비유했다.

바른정당과 탈당파의 감정싸움은 자유한국당과의 관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오히려 한편에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연대설이 나돌 정도다. 대선 패배 이후 항로를 잃은 보수 정치권이 문재인 정부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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