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이수호의 일흔 즈음에
셋째가 나고
배밀이하던 둘째는 일어서고
첫째는 유치원도 2년차가 되어
제법 의젓하다
이 아이들에게 졸지에 할아비인
나는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는가
이 애들의 어미와 아비가 된
내 아들과 딸들
새로 태어나는 그들에게
나도 또 한 번
어느 틈에 딱딱해진 껍질
허물이라도 벗어야 하는데
나이만큼의 가속도로
시간만 빨리 달려가고 있다
무엇을 줄 것인가
돌아봐도 가진 것은 없고
험한 물살을 건너는 징검다리
흔들리지 않는 돌덩이라도 하나
되어야지 하는데
마음보다 몸은
저만치 뒤에 있다
<전태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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