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상생형 쇼핑몰’ 현대시티몰 개장

가든파이브가 오랜 침체를 딛고 희망을 쏘아 올렸다. 인근지역 상인들과의 갈등으로 3년 여간 표류했던 서울 송파구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 점이 지난달 26일 문을 열면서 가든파이브가 활성화 훈풍이 불고 있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은 아울렛과 전문 몰을 결합한 국내최초의 '상생형 쇼핑몰’이다. 현대시티몰은 1300개 점포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윈윈협약을 체결하고 인근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상점들과 브랜드 중복을 최소화 하는 상생의 승부수를 띄웠다. 이 같은 주변 상권과 상생을 추구하는 대형 쇼핑몰 오픈은 앞으로 골목상권과 대형유통업체가 상생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전망이다. 가든파이브는 여세를 몰아 동남권을 대표하는 쇼핑단지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가든파이브는 이미 규모면에서는 전국 최대다.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하나만도 13만평으로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 쇼핑단지 영등포 '타임스퀘어' 6만평의 2배가 넘는다. 길게는 13년, 짧게는 3년 동안 SH공사와 상인회가 벌여온 가든파이브 활성화 노력을 짚어본다.

 

 

가든파이브의 태동 및 침체

1999년 11월 서울시는 4대 생활권에 지역거점형 유통단지를 계획하고, 그 일환으로 2002년 동남권유통단지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당초 목적이었던 선진 유통단지 조성에 더하여 2003년 6월 청계천 복원사업에 따른 상가 이주를 위해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청계천상인대표가 동남권유통단지에 이주전문상가를 건립하기로 합의 하였고, 2005년 11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조성공사를 맡아 2008년 준공과 함께 입점이 시작됐다.

가든파이브는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3개소의 이주전문상가뿐만 아니라 물류단지, 활성화단지까지를 합쳐 5개의 장소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이중 이주전문상가는 3개의 블록으로 구분되는데 가 블록은 가든파이브 라이프 (Garden 5 Life)로 유통전문상가이고, 나 블록은 가든파이브 웍스 (Garden 5 Works)로 아파트형 공장, 다 블록은 가든파이브 툴 (Garden 5 Tool)로 산업용재상가로 구성되었으며 청계천 복원으로 생계터전을 잃은 청계천 상인에게 공급될 목적으로 건립되었다.

이주전문상가 건립과정에서는 청계천 상인들과의 60여 차례에 걸친 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MD조정 및 인테리어를 시행하였고, 2008년 준공 이후 분양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상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건설원가 특별분양, 전매제한 완화 등 계약 특수조건 조정, 대출이자 4% 초과분 보전 등 청계천 상인 지원방안을 수립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침체, 신설상가에 대한 상권활성화 전망 불확실, 특히 청계천복원 당시 논의 되었던 예상분양가 보다 실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인식 등으로 서울시에 상가입주를 신청했던 6097호 중 약 50%만이 계약을 체결하였다. SH공사는 대규모 미계약 사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급대상을 일반인까지 확대하였으나 청계천상인 위주의 MD 및 상가구조로 외면을 받아 2009년 말에까지도 상가계약률은 전체 8,370호의 50%를 밑돌았으며, 입점률은 14%에 불과하였다.

침체를 타개하기 위하여 SH공사는 택한 선택은 대형테넌트 유치였다. 2009년 12월 ㈜이랜드리테일과 MOU를 체결하고 2010년 6월 라이프동에 NC백화점이 개장하여 가든파이브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툴동 이마트 개장, 라이프동 엔터식스 입점 등 일괄공급을 통한 활성화에 주력하였다.

SH공사는 대형 테넌트 유치과정에서 상인들에게 인테리어비와 관리비를 지원하는 등 상가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대형테넌트 유치구역외의 공간들은 여전히 많은 공실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각종 언론에 보도된 청계천상인과의 갈등 등으로 유령상가의 오명을 쓰게 되었다.
 

▲ 라이프 동 현황

활성화를 위한 큰 방향을 잡다

NC백화점과 이마트 입점 후에도 가든파이브의 침체는 계속되었다. 라이프동의 경우 NC백화점이 입점한 패션관과 영관의 경우 공급율이 97%였으나, 대형테넌트가 없는 리빙관과 테크노관의 경우 공급율이 66%에 불과하였고, 특히 저층부에 공실이 과다 발생하여 상가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2011년 12월 가든파이브를 처음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마치 귀곡산장 같다”라는 말로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현장을 방문하고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박원순 시장은 가든파이브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 등과 토론회를 추진하여 활성화 방향을 재검토” 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와 따라 서울시, SH공사,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가든파이브 활성화방안 마련 TF팀”이 구성되었고 2012년 3월부터 5월까지 총 8차에 걸친 TF팀 회의가 진행되었다.

활성화 저조원인을 분석하고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다각적인 논의도 진행되었다. 2012년 2월 29일 가든파이브 활성화 방안 논의를 위한 민간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되었고, 5월 11일에는 서울시장과 민간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한 가든파이브 활성화 방안 숙의가, 10월 9일에는 서울시장, 민간전문가, 상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가든파이브 활성화 청책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논의에 참여한 민간전문가들은 가든파이브 활성화를 위해서는 청계천 이주상인의 소매업종 위주로 구성된 라이프동의 활성화가 시급하며, 더 이상 실효성이 없는 청계천상인에 대한 특별공급을 중단하고, 초대형 규모의 전문상가에 걸 맞는 공급 및 관리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사실 성공한 대형 민간상가는 대부분 임대방식으로 운영되며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맞게 MD개편이 쉽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가든파이브는 상가 규모가 초대형이며 임대나 직영이 아닌 분양방식(가든파이브 라이프동: 13만평 분양방식, 타임스퀘어: 6만평 임대방식, 아이파크몰: 7만평 임대/직영방식, 코엑스몰: 4만평, 임대방식)으로 기 분양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MD개편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문가 토론과 상인 간담회 등을 통해 서울시와 SH공사는 점포별 개별 분양을 통한 활성화방안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대형 유통업체(테넌트) 유치를 통한 일괄임대 관리방식으로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일괄임대 추진은 기존의 SH공사가 단독으로 주도하는 방식보다는 구분소유자와 입점상인 및 그들을 대표하는 가든파이브 라이프 관리법인과 협력하여 진행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상기의 추진전략에 따라 후속조치들이 시행되었다. SH공사와 가든파이브 라이프 관리법인은 대형 유통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국내 외 유수의 업체들에게 입점의향을 타진하였고 2013년 12월 17일 현대백화점과 일괄임대 MOU가 체결되었다. 협약당사자는 현대백화점, SH공사, 라이프관리법인, 상가활성화 추진위원회 등이었다. 라이프동내 분양이 저조한 리빙관과 테크노관의 상가를 분양받은 구분소유자와 SH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분양상가(임대상가 포함) 전체를 현대백화점에 일괄 임대하고, 현대백화점은 매출액 규모에 따라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임대료로 납부하는 조건이었다.

MOU체결 이후 일괄임대계약 체결을 위한 본격적 준비와 협상이 2014년 벽두부터 시작되었다. 2014년 2월 구분소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설명회가 개최되었고 곧이어 라이프관리법인 및 상가활성화추진위원회가 주관이 되어 구분소유자들에게 일괄임대 위임장(동의서)를 받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부터는 현대백화점측과 임대차 계약 조건 확정을 위한 협의가 10여회 이상 진행되었는데 서울시 계약심사단에서 제시한 임대차 계약서 권고사항도 함께 검토되었다. 주요쟁점사항은 전문(계약주체), 필요비&유익비 청구포기, 비용주체 명확화(관리비포함), 임차인의 해지권(경매등), 특약서(위험 리스크), 차임 및 구간요율 등이었다. 같은해 11월에 라이프동 관리단 대표 위원회 회의에서 일괄임대 구역 및 MD가 추인되어 협상력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동의서를 받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4년 12월말까지 SH공사를 제외한 일반 구분소유자들의 동의율은 76%에 머물렀다. 업무를 위임받은 라이프동 관리법인과 현대백화점은 일괄임대 업무의 조기추진을 위하여 접수율이 낮은 일부 층을 제외하는 등 일괄임대구역을 당초 11개층 1296호에서 8개층 906호로 조정하여 입점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관리법인과 SH공사의 부단한 노력과 설득으로 2016년 12월 30일 다시 11개층 1299호로 복원되었다.
 

▲ 현대백화점 입점계약 체결

상생과 협력으로 일군 활성화 결실

양해각서 체결 이후에도 정식 계약체결 및 오픈에 이르는 길에는 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현대백화점이 입점하기로 한 리빙관과 테크노관 일부에는 상가를 분양받은 기존 구분소유자과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SH공사가 임대로 전환했던 상가들의 기존 임차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SH공사는 개별소유자와 기존 임차인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기우렸고 마침내 침체에서 탈피하고 재도약하자는 대승적 합의를 이끌어 내었다.

입점추진과정에서 2014년 2월부터 인접한 문정동 로데오 영세상인들과도 상권 침해와 관련한 첨예한 갈등을 빚었으나 SH공사는 중소기업청, 국회의원, 시의원 등에게 “공정한 중재”를 협조 요청하였고, 중소기업청 등의 중재과정을 적극 지원하여 상생과 협력을 근간으로 하는 성공적인 협약을 이끌어내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또한 NC백화점과 NC백화점내 상인들의 현대백화점 입점금지 및 공사금지 가처분 소송을 원만히 해결하여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기 입점한 영세 상인의 생계안정을 위하여 대체 영업공간 제공과 재정착을 돕기 위한 지속적인 영업지원, 임대기간연장, 운영관리비 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방안을 시행하여 공공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기나긴 협의를 거쳐 “일괄임대 계약서”가 확정되었고 2015년 1월 5일 상가 활성화 추진 위원회 회의에서 “임대차 계약서”가 추인되어 마침내 1월 15일 가든파이브 현대백화점 입점 계약이 체결되었다. 최종 확정된 임대차 조건은 계약기간 10년, 임대보증금은 125억원, 월 임대료는 현대백화점 매출액에 따른 지급방식이었다.

특이한 사항은 매출액이 오를수록 임대료율도 올라가는 상생구조의 임대료 지급조건이다. 연매출액 2000억원 미만이면 매출액의 4.1%가 임대료로 지급되지만 500억원씩 오를 때마다 임대료율이 연동되어 올라 3500억원 이상이 되면 연 매출액의 4.5%가 임대료로 지급된다. 즉 상가가 활성화 될수록 임대인과 임차인이 고루 혜택을 누리는 윈윈의 계약이 실현된 것이다.

마침내 2017년 5월 26일 현대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현대시티몰이 개장하였다. 그 동안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가든파이브는 현대백화점의 유치와 문정지구내 법조타운과 업무단지 및 위례신도시(인구 14만여명)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내방객이 급증하며 서울 동남권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SH공사는 그 동안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머물지 않고 대형테넌트 유치로 일부 소외된 중소 영세 상인이 자립하고 재정착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공사는 공실 상가에 “공유 유통플랫폼”을 설치하여 가든파이브내 중소 영세상인들에게 온·오프라인 창업교육 및 마케팅을 지원한다. 또 현대시티몰 개점으로 모여든 고객이 영세상인들 점포에서도 구매하는 집객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점포디자인 개선과 서비스 품질 개선 등 영업환경을 대폭 개선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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