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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고향마을 풍경, 역사와 예술의 향기 모락모락 피어나고…

<김초록 여행스케치> 예술과 체험이 있는 여름 경기도 양주 김초록 기자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07.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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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았다. 긴긴 가뭄도 잦은 비에 물러나고 바야흐로 물놀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즈음, 산도 강도 바다도 좋지만 생각을 바꿔 예술의 향기가 물씬한 양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또 다른 나를 돌아보는데 여행만큼 좋은 것이 없다. 우리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희망을 얘기하고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도 한다.

 

▲ 1970년대 우리 안방 모습(청암박물관)
▲ 향수를 자극하는 대장간 모습(청암박물관)

 

경기도 양주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사계절 여행지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예술 공간과 체험거리는 양주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벽제-일영을 지나 장흥에 다다르면 먼저 초입에 있는 청암민속박물관(www.cheong-am.co.kr)에 들러보자. 인터넷과 속도의 시대에 아련한 향수가 밀려오는 곳이다. 물레방아, 탈곡기, 돌절구, 삼태기, 호롱불, 됫박, 망태 등등. 시골 어느 마을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옛 생활용품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뜨거운 불에 쇠를 두드리는 대장장이, 두레박으로 물을 긷는 아낙네, 쥐 잡는 날 포스터, 중절모 신사와 구두닦이, 시골 장터의 군밤 장수, 난로 위에 철제 도시락이 놓여 있는 겨울날의 초등학교 교실 등을 보고 있노라면 그 시절의 향수가 새록새록 묻어난다. 이밖에 시장거리, 우물, 책방, 담배가게, 전당포, 복덕방 등 1960∼70년대의 정겨웠던 고향 마을 풍경들도 눈길을 끈다. 한편, 청암박물관 앞에 있는 피자성 효인방은 오랜 세월 전통의 맛을 고집하는 피자 맛집으로 유명하다. 포근하고 은은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 집에서는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쑥피자가 인기다. 미니폴이라는 쌀떡볶기와 스파게티면에 고추장 소스, 치즈가 곁들여진 메뉴도 있다. 느끼하지 않으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 젊은층뿐만 아니라 노년층까지 찾고 있다.

 

▲ 다양한 시설이 모여있는 장흥아트파크

▶예술의 향기가 가득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양주의 랜드마크로 변신한 장흥아트파크(www.artpark.co.kr 031-877-0500)가 기다린다. 야외 조각공원과 미술관, 어린이 놀이터, 공연장, 카페와 레스토랑, 산책로 등을 두루 갖춘 복합 문화체험공간이다. 로댕 · 마이욜과 더불어 근대 조각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부르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부르델정원’ 왼편으로는 블루·레드·옐로 3동의 건축물이 나란히 서 있다. 장흥아트파크를 상징하는 건축물들로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우치다 시게루’의 작품이다. 정원 한쪽에 자리한 ‘비밥(B-bob)’이라는 그물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인기 좋은 시설이다. 고요가 흐르는 조각공원을 거닐며 예술 혼 짙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노라면 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린다.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연중 운영한다.

 

▲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한 장욱진미술관
▲ 장욱진미술관 앞으로 흐르는 석현천

 

양주를 대표하는 문화시설은 거개가 장흥유원지에 모여 있다. 양주시에서 운영하는 장욱진미술관은 예술적인 건물로 눈길을 끈다. 중정과 각각의 방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다. 미술관 앞으로는 석현천이 시원스레 흐르고, 뒤편으로는 푸른 녹음이 감싸고 있다. 달빛구역, 별빛구역, 조각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공공캠핑장도 들어섰다.

 

▲ 석현천 옆의 조각공원

 

미술관에는 장욱진 선생의 대표 작품은 물론 근대 미술작가들과 양주시 입주 작가들의 예술작품들을 두루 전시해 폭넓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장욱진은 회화,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분으로 그가 즐겨 그린 그림은 어린아이 그림처럼 단순하고 순수한 것이 특징이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우리나라의 현대회화를 꽃피운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선생은 시대상을 뛰어넘는 초현실적인 예술성으로 우리나라 미술사를 꽃피웠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 어른 5000원, 청소년 이하 1000원, 문의 : 031-8082-4245

 

▲ 권율장군 묘소

▶밤하늘의 별을 따다

여기서 기산 방향으로 300미터쯤 올라가면 왼쪽으로 권율장군 묘가 있다. 권율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을 이끈 분이다. 묘소에는 묘비(墓碑), 상석(床石), 향로석(香爐石)이 각 1기씩 있고, 무덤이 있음을 알리는 망주석(望柱石)과 무덤을 수호하기 위해 세운 동자석과 문인석(文人石)을 각 1쌍씩 세웠다. 장흥계곡 위쪽 개명산 형제봉 봉우리에는 민간 최대 천문테마파크인 스타밸리(www.starsvalley.com)가 있다. 밤하늘의 별과 천체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한일철강 엄춘보 회장의 호를 따서 건립한 송암천문대는 9대의 망원경을 비롯해 120석 규모의 천체 투영실과 최첨단 시뮬레이션 그래픽을 통해 우주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천문시설을 갖췄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천문대 본관과 지상 2층 규모의 스페이스센터로 구성됐으며 관람객들을 실어 나르는 33인승 케이블카도 설치됐다.

스페이스센터에서는 직경 15m 돔천장에 펼쳐지는 영상을 보며 생생한 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북한산 백운대와 도봉산, 오봉산 등의 절경도 볼만하다. 100실 규모의 숙박시설(스타하우스)도 갖추고 있어 하룻밤 머물면서 별자리를 관측하기에 제격이다. 천문대에 가기 전 별에 얽힌 이야기나 별자리 찾는 방법을 알고 가면 더욱 흥미롭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스타밸리 인근에는 계절 테마원, 교과서 식물원, 취원, 계류원, 앵초원 등 14개 주제원과 1200여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장흥자생수목원(031-826-0933)도 있다. 특히 100년이 훌쩍 넘은 잣나무 숲과 동물 놀이체험, 곤충 생태 관찰은 어린이를 둔 가족 방문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허브양초 만들기, 곤충목걸이 만들기, 허무식물 심기, 압화정식물 만들기, 손수건 만들기, 목각인형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요금은 어른 6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 기산저수지

▶서정적인 전원 풍경

장흥유원지에서 말머리고개(백석고개)를 넘는다.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장흥 일대의 높다란 산과 그 아래의 기산 저수지가 그림 같다. 저수지 옆의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카페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카페의 테라스에서 보는 저수지 풍경도 아름답다. 이곳 기산리에서 파주 방면 백석과 광적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멋진 드라이브를 약속한다. 고만고만한 들판과 산이 내내 이어지고 쉴만한 찻집이나 카페들도 널려 있다. 북쪽의 파주 쪽에서 진입하든 서울에서 불광동을 거쳐 벽제와 장흥 방면에서 진입하든 또는 동쪽의 의정부 쪽 송추계곡 입구에서 진입하든 모두 아름답고 산뜻하다.

기산저수지에서 벽제 쪽 됫박고개 너머 오른편 고령산(해발 621m) 서쪽 능선에 숨은 듯 안겨 있는 보광사는 한강 이북 6대 사찰에 들만큼 유명한 절집이다. 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경내에 있는 다포계 양식의 대웅보전은 주춧돌에 맞춰 자연스럽게 깎아 세운 배흘림기둥이 눈길을 끌고, 영조의 친필로 알려진 편액은 단아하고 멋스럽다.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계곡을 끼고 있어 더욱 운치 있게 다가온다.

 

 

▲ 나옹선사 부도와 석등
▲ 지공선사 부도와 석등

▶거대한 규모의 옛 절터(폐사지)

양주시 회천동에서 포천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천보산 자락에는 지금도 발굴 중인 거대한 절터, 회암사지가 있다.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회암사는 한때 260칸이 넘는 대찰이었으나 불에 모두 타버려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현재까지 발굴된 절터만 1만여 평, 그 규모를 상상할 수 있다.

 

▲ 독특한 구조의 회암사지박물관
▲ 무학대사탑과 쌍사자석등

 

1997년부터 시작된 발굴조사로 수백 점의 문화재가 나왔다. 회암사지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그리 크지 않은 회암사가 나오고 주변에 조선시대 온 나라 백성들의 존경을 받던 지공화상, 나옹선사, 무학대사의 부도와 부도비, 석등이 나란히 서 있다. 지공은 인도의 아란타사를 거쳐 고려로 건너와 불교를 전했던 분이다. 나옹은 고려 말 큰 사찰을 중창하여 불교를 크게 일으켰으며 무학은 조선 초 태조 이성계의 정신적 지주로 사대부들의 불교 탄압에도 불교를 대중 속으로 끌어 들이는데 큰 공을 세웠다.

 

▲ 발굴 중인 회암사지터
▲ 회암사지박물관 1층에서 볼 수 있는 옛 회암사 모형

 

회암사지에서 나온 1만 여 점의 유물은 회암사지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지상 2층의 박물관은 경기 북부 지역 소재 박물관 가운데 최대 규모로서 조선 전반기의 왕실 문화, 불교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1층에 <천보산회암사수조기>를 바탕으로 복원한 회암사 모형이 있는데 그 당시 이 절의 규모와 위세, 정교한 건축술을 짐작케 한다.

 

 

▲ 복원된 양주 관아 건물

▶신비한 빛의 세계 속으로

조명기기 생산업체인 필룩스에서 만든 조명박물관(www.lighting-museum.com)도 양주를 대표하는 여행지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조명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고 체험거리도 마련돼 있다. 먼저 조명역사관에 들어가면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빛과 조명의 쓰임새와 발달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지하층은 체험 위주로 꾸며져 있다. 랜턴과 프리즘으로 빛의 색깔과 굴절 작용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코너와 빛의 질병 치료효과에 대해서 체험할 수 있는 라이트 테라피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를테면 빨간색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강하고 밝은 빛은 우울증 치료에 좋으며, 파란색 계열의 빛은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 조명박물관에 전시한 다양한 조명기구

 

마지막 코스로 양주의 옛 행정관청이었던 양주관아에도 들러보자. 1506년(중종 1년)에 설치된 관아는 417년간 양주목을 관할했다. 동헌, 객사, 군사시설 등 수십 개 시설이 있었으나 모두 불탔고 현재는 동헌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 정면 7칸, 측면 4칸 건물이 복원되었다. 정조가 광릉 행차 길에 활을 쏜 곳을 기념하는 어사대비(경기도유형문화재 82호)도 볼 수 있다.

<여행작가/ 수필가>

 

 

여행 팁(지역번호 031)

◆가는 길=서울외곽순환도로 송추 IC-고양 방면 좌회전-장흥관광지(청암박물관, 장흥아트파크, 권율 장군 묘소, 스타밸리, 장욱진미술관, 양주자생식물원). 지하철 1호선 덕정역에서 78번 버스 이용, 회암사지 정류장 하차(약 10분소요), 도보 10분. 서울외곽순환도로 호원 IC-사패터널-동두천·양주 방면-평화로-마전로-동일로-부흥로를 따라 고읍신도시 방향-장거리교차로에서 어하터널 방면 우회전-삼숭교차로에서 좌회전-상신섬유에서 우회전-회암사지박물관-회암사지. 외곽순환도로 송추IC-장흥관광지-기산저수지-가납사거리-석우삼거리-현대모비스 앞 좌회전-조명박물관

◆맛집=댓돌(곤드레밥·한정식, 양주시 화합로, 866-8367), 탈마당(콩나물떡볶이·감자전, 장흥면 권율로, 855-5979), 토속마당(청국장·두부전골·오리백숙, 장흥면 권율로, 855-8180), 조선곰탕( 도가니탕·꼬리찜·모둠수육, 양주시 덕정14길, 857-1445)

◆숙박=장흥유원지 주변에 엠모텔(855-2218), 알엑스호텔(877-3380), 장흥준모텔(070-4420-8293), 겨울연가(855-5755) 등이 있다. 미술관옆캠핑장(권율로, 828-9881),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기산로, 871-2796), 레마르크펜션(권율로 309번길, 855-2714), 아트시티펜션(권율로 309번길, 829-3226)도 이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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