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 류석춘 “박 전 대통령, 정치적 탄핵” 논란

보수 재건을 기치로 내건 자유한국당의 ‘쇄신’ 작업이 시작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구원투수로 투입된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시작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정치적 탄핵’으로 규정해 당내에서조차 불협화음이 터져나왔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이었던 류 위원장은 첫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데 동의하지만,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한국당과 전신인 새누리당이 그 과정에서 얼마나 잘했느냐 문제를 따져보면 일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출당조치를 하는 것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촛불과 태극기 시위에 대해서도 류 위원장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렇다”며 “뇌물죄로 엮으려고 하는데 엮이지가 않아서 검찰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고, 이것이 실체”라고 규정했다.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미 정치적 심판을 받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보수 혁신을 기치로 내건 혁신위원장이 탄핵 과정을 비판한 것에 대해 당 정체성을 놓고 갈등의 소지가 적지 않다. 당장 홍준표 대표가 친박 진영을 압박해온 것도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극우’ 정체성 화두

곧바로 장제원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된다.”

그러자 홍 대표가 직접 나서 “극우란 개념을 한번 찾아보시고 비판하시기를…”이라고 답글을 달며 전운에 기름을 부었다.

일각에선 연말까지 열쇠를 쥔 류 위원장의 ‘살생부’가 얘기되고 있기도 하다. 류 위원장은 자신의 논문에서 ‘철학 없는 국회의원’이 있다며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친박은 대부분 빠져있는 반면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철학이 없는 의원’으로 ‘야당 의원에 협조’, ‘운동권 출신으로 야당 의원에 협조’, ‘새누리당 쟁점 법안 비협조’, ‘야당 쟁점 법안 협조’ 등을 꼽았다.

지난해 5월 이 논문을 발제했던 류 위원장에 따르면 59명 중 절반 가까이가 20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홍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순조로울지가 관건이다. 홍 대표는 친박 진영과 기싸움을 벌이며 ‘친위 체제’를 구성 중이지만 류 위원장의 행보는 이와는 온도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전환점 카드로 꺼내든 ‘홍-류’ 체제가 어떤 모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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