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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가 무역 적자의 핵심” 트럼프의 진짜 노림수를 파악하라

한국경제 또 다른 뇌관되나? 김범석 기자lslj5261@daum.netl승인2017.07.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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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제 관계에서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화됐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FTA문제를 거론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공식 요구로 이어졌다. 양국의 정상회담 이후 12일 만의 일이다. 그동안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 협정임을 강조해온 정부는 미국이 개정협상 카드를 꺼내들자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재계에선 새롭게 불어올 FTA바람이 미칠 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국 경제에 또 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망해 봤다.

 

 

트럼프 미 정부가 결국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미 정상회담이후 일정 부분 기정사실화됐던 FTA 개정 협상 요구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기 시작하자마자 후폭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최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공식 서한을 보내 개정협상을 요청했다. 하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 FTA 제22.2조에 규정된 대로 개정 및 수정 사안을 포함해 협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을 검토하기 위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워싱턴에서 열 것을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한에서 “특별회기와 후속 협상은 우리의 큰 무역 불균형을 다루기 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된 무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어 “한·미 FTA 협상 당시에는 양국 경제에 상당한 이익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면서 “그러나 한국에 대한 총체적 적자가 증가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특별회기 개최 일자에 합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공동조사 TF 구성

트럼프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자동차·철강 분야를 예로 들며 무역·통상 불균형을 강력하게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세부적인 통계상 호혜적인 협정임이 입증됐다면서도 필요하면 양국이 가까운 시일 내 공동조사 TF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당초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공식 제안에 여유를 갖고 준비하려던 문재인 정부의 대응도 분주하게 됐다. 한·미 FTA에 따르면 상대국이 개정 협상을 요구할 경우 30일 내에 공동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일각에선 미국이 문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인정한 대신 FTA개정협상이라는 대가를 바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지 말고 준비하라”며 맞대응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FTA가 발효된 5년 동안 우리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한 건 오히려 줄었다. 반대로 미국으로부터 한국이 수입한 건 많이 늘었다”며 “과연 FTA 효과에 의해 미국 측의 무역수지 적자가 가중된 것이냐”고 물었다.

정부조직법 개편이 미뤄지면서 공석인 통상교섭본부장이 누가 될지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정부 조직이 갖춰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조기에 국회와 여야에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특별공동위원회에 참여하는 것과 한·미 FTA 재협상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공동위를 통해 우선 FTA가 미국의 무역적자의 핵심 원인인지 함께 따져보고 검토할 것을 미국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FTA 개정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해당 업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미 FTA 개정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우선 미국의 요구 조건이 무엇인지 면밀히 따져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공동위 개최만으로 개정협상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며 “한·미 FTA는 양국에 유용한 협정”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정협상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개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개정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분야 ‘집중 공략’

미국이 가장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무역적자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발효 1년차인 2012년 151억 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32억 5000만달러로 증가했다. 미국의 주장은 특히 자동차와 철강으로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도 두 분야의 무역적자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철강 이외 분야에 대한 공세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와 철강을 매개체로 삼아 다른 서비스 시장을 집중적으로 노릴 것이란 얘기다.

철강은 미국 상무부가 올 초 한국산 후판과 유정용 강관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이미 강도 높은 규제를 받고 있다. 자동차시장 역시 문 대통령의 설명대로 일방적인 것은 아니다.

때문에 미국의 이익이 큰 서비스 분야의 추가 개방이나 한·미 FTA 체결 시 다루지 못한 신산업 분야의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업은 감정상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건드리기 어렵고 대신 지식재산권이나 스크린쿼터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을 타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다루지 못했던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에서 미국의 표준을 따라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한편에선 한국 정부도 이참에 한·미 FTA의 골칫거리였던 ‘투자자-국가 간 중재(ISDS)’ 등의 조항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논의를 시작한 북미자유무역협정 개정 검토 19개 의제도 눈여겨볼 만하다.

업계에선 자동차와 철강업계의 우려가 당장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자동차와 철강업계는 한·미FTA 재협상 1순위로 거론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따리’ 내용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체결 이후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협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체가 덤핑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제재를 가하는 조치도 이미 취했다.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 발효 이후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계속 늘었지만 지난해 한국차의 미국 수출은 감소했다”며 “최근 5년간 한국차 대미 수출은 연평균 12.4% 늘었지만 미국차의 한국 수출은 37.1%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관세가 완전 철폐됐던 지난해의 경우 한국차의 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10.5%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차 수입은 37%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는 “한·미FTA 재협상으로 지금보다 더 불리한 조건이 만들어지면 자동차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도 재협상 요구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가 국내 철강기업에게 반덤핑 관세와 상계 관세를 부과해 이미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미국에 더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얘기는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한미 FTA의 재협상이 어떤 보따리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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