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사단 일병 자살, 또 애꿎은 젊은이만…
22사단 일병 자살, 또 애꿎은 젊은이만…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7.07.21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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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총기난사사건 부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해”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군부대 가혹행위와 그로인한 자살 사건. 이번에 또 한명의 애꿎은 젊은이가 생을 달리했다. 지난 19일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충 상담을 했던 22사단 소속 A일병이 국군수도병원에서 외진 중 투신해 숨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이와 관련 “K일병은 2017년 4월에 부대로 전입온 이후 지속적으로 선임병 수 명의 폭언, 욕설, 폭행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센터는 “K일병은 훈련 중 부상으로 앞니가 빠진 상태였는데 선임병들은 이를 놀리며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라고 폭언한 내용이 K일병의 수첩에 메모되어 있었다”고 했다.

 

▲ 일러스트=정다은 기자 panda157@naver.com

 

이어 “K일병은 지난 14일 부대 내 고충 상담에서 구타와 가혹 행위를 당하고 있다고 보고한 상태였다”며 “이후 A일병은 지난 18일 ‘배려병사’로 지정돼 일반전초 투입 근무에서는 배제되었으나 가해 병사들과 분리된 상태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센터는 “유족들이 유품인 유서와 수첩 등을 요구하자 수사 자료라며 거부했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이마저도 제지했다”며 “사건의 은폐, 축소 시도에 대한 의혹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단장 이하 22사단 관계자 중 사과하기 위해 유족을 찾아오거나 연락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유족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장례절차와 비용에 관하여 설명하러 온 인사참모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들은 “부대의 과오로 빚어진 사고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22사단은 이미 2014년 임병장 총기난사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올 1월에도 얼굴에 구타당한 흔적이 있는 일병이 휴가 복귀 직후 자살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2014년 총기난사사건 당시 임 병장은 그해 6월 제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동료 병사를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쐈다. 이 사고로 GOP 병사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임 병장은 사고 직후 무장 탈영해 자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센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영부조리 대응의 기본 원칙인 피해자-가해자 분리조차 지키지 않았고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것은 사단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며 “지난 사건들로부터 아무런 반성도, 교훈도 얻지 못한 것이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를 즉각 구속하고 엄히 처벌할 것 ▲육군 제22사단장 및 대대장 등을 보직해임하고 중징계할 것 ▲군 당국과 수사기관은 망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유품을 유족들에게 반환할 것 ▲육군 전사망심사위원회의 즉각 순직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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