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당신의 진노의 구름이 덮으시면
아무도 설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사라져
무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당신이 멈추시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 앞에 서겠습니까?
당신의 얼굴을 가리지 않으시면
아무도 당신을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사랑으로
당신의 참음으로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재속에서 올라오는 새싹처럼
광야에서 피어나는 들꽃처럼
우리는 오늘도
당신의 은총을 기다립니다.

그 구름을 다시 주시옵소서!
뜨거운 도망자의 길에서
우리가 쓰러져 갈 때
햇빛을 가려주었던 은혜의 그늘.

위대한 감동의
경계 지대에 서서
저녁노을에 물들어 있는
당신의 신비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저녁을 맞이하기 위해
쓰러지고 쓰러져도
우리는 다시 일어서
주어진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오늘도 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끝없는 발걸음을 옮기며
새로운 구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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