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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 호호호, 코미디야~코미디!

‘이러려고 담뱃값 올렸나’ 김승현 기자lokkdoll@naver.coml승인2017.07.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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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또 하나의 ‘코미디’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정부에서 인상했던 담뱃세를 다시 인하하는 법안을 내면서 한바탕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등은 ‘자가당착’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국당은 현재 4500원인 담뱃값을 2500원으로 인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서민 부담 경감 차원에서 지난 대통령선거 때 홍준표 당시 후보가 공약했던 사안”이라며 “비록 대선에서는 졌지만, 약속을 이행해 서민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민건강을 담보로 언발에 오줌누기식 행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중심으로 ‘담뱃값 인하’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담뱃세는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정부와 함께 ‘국민 건강’을 이유로 인상을 주도했다. 한국당의 이런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한국당이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세를 이제 와서 내리자는 발상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담뱃세 인상 명분이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도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고 담뱃값을 올린다는 게 엊그제인데 이제 와서 내린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담뱃값 인하를 놓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약속한 공약이긴 하지만 스스로도 부끄럽다는 자성이 적지 않다. 본인들이 여당시절 주도한 담뱃값 인상을 정권교체 직후 제자리로 돌리려는 것은 그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는 얘기다. 담뱃값 인하와 유류세 인하 관련 법안 작업은 홍 대표 측근인 윤한홍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담뱃값 인하는 당 차원의 추진 상황이 아니다”며 모호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담뱃값 인하를 굉장히 원하는 걸로 안다”며 “그러나 사회적으로 봐서 담배가 유해한 것이니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 국민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큰 틀에서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참고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약이긴 하지만 당 차원에서 법안을 내는 건 아니다”며 “국민적 여론이나 여러 채널을 통해 이 법안을 당론으로 정하는 게 합리적인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방선거 겨냥 포석’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으로 박근혜정부 2년 동안(2015∼2016년) 9조원 가량의 세수를 더 징수했다. 문재인정부는 앞으로 5년간(2017∼2021년) 22조원이 넘는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추진하는 담뱃값 인하안이 통과될 경우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 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흡연자의 지지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견제 포석이 동시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담뱃값 인하 추진은 ‘서민 증세’였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략적 꼼수’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 기간 담뱃값 인하를 공약으로 내건 상황이어서 난감한 부분이 없지 않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대국민사과를 전제로, ‘선 부자 증세, 후 서민 감세’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도 자신들의 부끄러운 행보를 합리화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2015년 당시엔 세수 증대가 아닌 국민 건강 증대를 목적으로 인상을 했는데, 효과가 크지 않아서 다시 인하하기로 했다”며 “결과적으로 서민 증세가 된 셈이어서 고통 받는 분들에게 죄송한 일이 됐고 그래서 한시 빨리 원상회복이 도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들을 심심풀이 땅콩으로 여기는 처사라며, 대국민사과부터 먼저 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또 현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담뱃값 인하를 들고 나온 것은 ‘정부 발목잡기’라고 규정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단계적 논의를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세법 정상화에 대한 증세 논의를 먼저 하고, 담뱃값 문제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은 2년 전에 자신들이 올렸던 책임으로서 대국민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정조준했다.

윤 의원은 “담배 세수 증가 5조, 유류세 7조 등 12조원의 감세 혜택을 원상복귀 시킬 경우 5년 간 60조의 국가재정 손실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최근 “담뱃세 인상을 하려고 할 때 그렇게 반대한 민주당이 또 인하에는 왜 반대하고 있는지 그것도 참 아이러니컬한 일”이라며 물귀신 잡기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김성태 한국당 의원은 “결국 서민증세가 된 만큼 자성과 반성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담뱃세 인하 법안들에 공동발의 서명했던 의원이 취소하는 등의 사태도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국민건강을 담보로 정치권에서 다시 벌어지고 있는 ‘이전투구’에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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