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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시스란 바로 이런 것!!

<김재범의 영화 톺아보기> ‘존윅’ 김재범 기자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07.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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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내 개봉했는데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액션 마니아들에겐 탄성과 경악을 자아낸 ‘존윅’. 단순한 이유로 출발해 상상을 초월하는 대결로 확장되는 스토리는 액션 영화의 궁극적 목표인 ‘카타르시스’의 정점을 찍는다. ‘존윅’은 이 지점을 넘어 액션 경지의 해탈을 보여주는 극한의 고요함을 담고 있다.

사실 이 영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 남자의 사소함에서 출발해 폭발을 보여준 원빈 주연의 ‘아저씨’가 느껴졌다. 동어 반복의 의미로 다가왔다.

또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에 대한 반감도 있다. 배우의 안티적 의미가 아니다. 그는 영원한 ‘매트릭스’의 ‘네오’로 각인돼있다. 스티븐 시걸의 그것처럼 권총을 휘갈기고 치고 부러트리는 이른바 ‘우두둑 액션’은 웬만한 액션 마니아가 아니면 거부감이 들기 딱 좋다.

2편이 개봉한 지 좀 지났지만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한다. 액션이란 장르의 테두리에서 ‘존윅’을 능가할 캐릭터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 듯 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 ‘존윅’ 그리고 스토리 주요 배경인 ‘콘티넨탈호텔’ 등의 매력적 요소는 동양과 서양의 완벽한 조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올해 개봉한 속편 ‘존윅2’는 1편과 마찬가지로 단 한 가지만 파고든다. 국내 영화에서 액션을 전체 스토리의 양념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존윅’은 1편과 이번 속편 모두에서 액션의 창의성이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을 선보인다.

업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존윅’(키아누 리브스), 그는 흉측했던 삶을 뒤로하고 평범함을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암살자 세계의 엄격한 룰이 그를 옥죄는 상황이 발생한다. 과거 자신이 목숨을 구해준 동료가 암살자 세계의 룰을 제시하며 살인을 의뢰한다. 이를 거부하자 옛 동료는 함정을 만들고 그를 억지로 복귀시켜 버린다. 이제 존윅은 국제적 암살자 연합의 모든 멤버들에게 타깃이 된다.

영화적 배경은 1편의 뉴욕에서 로마로 옮겨진다. 1편에서의 배경인 ‘콘티넨탈호텔’은 조연으로 빠진다. 대신에 콘티넨탈호텔의 상위 개념인 ‘국제암살자연합’이 등장한다. 이들의 지하벙커는 색다름을 전한다.

이 지하벙커를 지나면서 존윅은 ‘원 샷 원 킬’의 진수를 선보인다. 그는 행동으로 말한다. 삶이 아닌 죽음을 통해 대화한다. 이것은 ‘존윅’이 구축해 놓은 ‘암살자 세계’의 공기다. 그 공기는 고스란히 ‘존윅’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밑거름이다.

사실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포인트가 필요하다. 1편과 함께 2편에도 등장하는 ‘콘티넨탈호텔’이 첫 번째다.

 

▲ 영화 ‘존윅’ 스틸 컷

 

일종의 킬러 커뮤니티 형식인 ‘콘티넨탈호텔’은 암살자들을 대상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숙박은 물론 세탁과 치료 여기에 무기 체계 등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골드코인’이란 비밀 화폐를 통해 통용된다. 모든 계약은 8비트의 컴퓨터 암호 체계로 보관 처리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콘티넨탈호텔’ 내에선 살인이 금지돼있다. 암살자들의 세계에선 퇴출 그 이상이다.

2편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공간은 ‘국제암살자연합’. 현실 세계의 ‘UN’처럼 모든 암살자들의 질서와 체계를 확립한 최고 상위 개념이다. 이들은 전 세계 어떤 곳에서 어떤 누구든 암살자들의 최고 의결기관이 돼 누구라도 죽이고 또 누구라도 살릴 수 있다. 영화 속 마지막에 등장한 분수대 시퀀스는 ‘국제암살자연합’과 ‘콘티넨탈호텔’의 힘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존윅과 ‘콘티넨탈 호텔’ 수장 ‘윈스턴’의 대화, 그리고 그 주변을 서성이던 수백명의 사람. 윈스턴의 간단한 지시에 그들은 일제히 동작을 멈추고 존윅을 바라본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등장했던 가상현실 속 ‘가상의 인간’을 그린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한 코드는 ‘예의’다.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은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단순히 마초적 폭력성의 극단을 그리기 위한 선택적 표현법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감독의 의도가 고스란히 다가온다.

영화 전체의 2/3가 수위 높은 폭력적 장면으로 가득 차있다. 그럼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은 모든 인물들이 보여주는 예의다. 생사를 건 결투 속에서 패하는 쪽은 깨끗이 승복을 한다. 승리한 쪽은 패자의 마지막을 꺾지 않는다.

살인이 대화로 통하는 ‘존윅’의 세계관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세계 속에 어우러지는 예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2시간 동안 유혈이 낭자한 액션의 놀이터를 보고 싶다면 무조건 ‘존윅2’는 필수 관람을 추천한다. 겁먹지 마라. 거부감 없는 유혈극은 아마도 처음 느껴볼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전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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