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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이런 사람이 해야 합니다”

<이수호 칼럼> 권영국을 지지하고 함께해야 할 이유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08.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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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1일, 섭씨 39도의 더위가 조용하고 작은 천년고도 경주를 덮치고 있었습니다. 서울서 내려간 나는 숨을 헐떡이며, 경주 시내에서 새로 문을 여는 해우 법률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제법 번듯한 건물 3층이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의 권영국이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개소식이 시작됐는데, 제법 넓은 3층은 말할 것도 없고 3층으로 오르는 계단까지 사람으로 꽉 차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지난 총선 때 용산 참사 책임의 첫째인 김석기 당시 서울 경찰청장이 뻔뻔스럽게 박근혜를 등에 엎고 이 지역에서 출마하는 바람에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응징 차원에서 내려와 선거전을 치른 적이 있어 어느 정도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많이 몰려올 줄은 본인도 몰랐는지 이리저리 뛰어다나며 인사하랴 안내하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검은 양복을 빼입은 정치꾼은 거의 없고 수수한 이웃집 아줌마 아저씨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제발 이제는 제대로 된 정치를 좀 해 달라”는 염원이 표정마다 가득했습니다. 권영국 같은 진정한 정치인을 간절히 기다린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특히 정치인은 품은 뜻과 함께 성장 과정과 경험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박근혜가 대표적입니다만, 요즘 어처구니없는 막말을 일삼으며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정치인이 참 많습니다. 몰아내야 할 적폐의 대상일 뿐입니다.

 

▲ 권영국 변호사

 

권영국은 누구입니까. 권영국은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배가 고팠던 어린 시절, 역경을 극복해가는 과학자의 꿈을 키웠습니다. 가난했기 때문에 얼른 취직해 돈을 벌기 위해 공고로 진학했고, 우여곡절 끝에 1981년 대학 입학 후 피 흘리는 현실을 만나 비로소 사회에 대한 눈을 떴고, 야학에 참여해 공부한 노동법이 계기가 되어 병력특례로 간 방위산업체 공장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그 대가로 두 차례 해고되고, 합쳐서 3년 6개월의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출소 후 복직 투쟁을 했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보안사 사찰 대상으로 취업이 제한된 처지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해 합격했고, 2002년 민주노총 법률원 설립에 참여해 노동변호사가 됐습니다.

민주노총 법률원장, 발전노조 38일간 파업 변호인, 영등포구치소 재소자폭행 민간조사관, 이주노조 법률대리인, 민변 노동위원장,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인권침해감시단, 용산 참사 철거민 변호인단, 쌍용차 정리해고 법률대리인단,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공동대표, 민변 세월호 특위 위원장,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공동본부장 등을 맡았습니다.

‘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겨울 촛불시민혁명의 맨 앞자리에서 ‘퇴진행동’의 법률팀장으로 23번에 걸쳐 국민 1700만을 나서게 하며 촛불집회를 이끌었습니다. 드디어는 박근혜와 적폐세력들을 감옥에 보내는데 큰 힘을 보탰습니다.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해야 비로소 가난하고 억울하고 소외당한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뜨거운 경험을 바탕으로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오늘로써 나는, 천민자본과 이를 옹호하는 권력의 카르텔이 너무도 강고한 이 땅에서 노동자들이 법원의 판결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망상을 버리기로 한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에서 보여준 대법원의 판결은, 이 땅의 사법부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위한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권력과 자본, 그들의 주도하는 기득권 질서를 비호하고 정당화하는 제도적 폭력임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는 서울에서 20여년 닦아놓은 기반을 버리고, 현실 정치로는 가장 척박한 경주로 왜 내려가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얘기합니다.

“우리의 삶이 바뀌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가 바뀌려면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필수적일 겁니다. '아래'란 결국 자신이 몸담고 있는 일터와 지역사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지역의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저는 가장 맹목적일 만큼 치우친 지역의 사회정치적 지형을 바꾸어내지 못하면 우리 정치가 질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지난 20대 총선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약속을 겸허한 마음으로 실천하려 합니다.”

우리가 권영국을 지지하고 응원하며 함께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이번에 함께 문을 여는 ‘(가)경북노동인권센터’ 추진위원이 되기로 했습니다. <전태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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