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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된 선진국 대부분 ‘탈원전’에 성공”

<심층인터뷰> ‘탈핵전도사’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1회 한성욱 선임기자lse900@hanmail.netl승인2017.08.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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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원전이 세계적인 트렌드다. 30년 전부터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원전을 폐기하거나 줄여왔다. 그동안 유럽이 50개 원전을 줄였고 미국도 10개를 줄였다. 폐쇄와 감축을 통해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과 중국, 인도는 그 빈자리를 채웠다. 좁은 국토에 원전밀집도 1위국인 대한민국은 여전히 원전위험 불감증이 심각하다.

 

▲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문재인 정부의 고리 1호기 원전폐쇄를 시작으로 탈 원전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8번째 탈 원전 국가가 된다. 하지만 아직도 24개 원전이 가동 중이고 5개의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몇 년 후면 모두 29개 원전이 들어선다. 신고리 5, 6호기가 중단될 경우, 27개가 된다. 3개 또는 5개가 많아진다. 문재인 정권 5년 내에 오히려 원전이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탈핵전도사’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에도 원전이 바로 줄어드는 건 아니다. 나중에 미래에너지 정책변수에 따라 심도 있게 논의하게 될 것이다. 30~40년 후 대한민국의 에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 것인지 지금 논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원전에서 벗어나 궁극의 무한에너지인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독일도 오는 2020년 완전 탈핵을 선언했다. 스위스, 스웨덴도 탈핵국가다. 선진국은 재생에너지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수력자원을 활용한 무한에너지가 대세다.

김 교수는 “재생에너지 분야는 현재 기술면에서 중국이 세계 1위다. 향후 세계는 100% 재생에너지로 가게 된다. 에너지문제는 이미 기술적으로 해결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도 태양광과 풍력자원을 통해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발전시켜 가야한다”고 했다.

동국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 교수는 경주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9년 전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의 제의로 본격적인 탈핵운동가가 되었다. 의학자이면서 탈 원전 전도사로 탈바꿈한 계기가 궁금해졌다. 8월 중순까지 휴가 중인 김 교수를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탈 원전과 재생에너지, 방사능 등 환경문제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심층인터뷰 전문이다.

 

- 의학자인데, 탈핵운동가 길을 걷게 된 계기는.

▲ 경주에서 30년을 살고 있는데 이곳엔 원전 6개와 방사성물질 폐기장이 있다. 지진위험성도 높은 곳이다. 평소에 원자력안전과 방사능 문제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게 의학과도 관련이 깊다. 보통 원자력 안전평가는 방사능 밀리시버트(mSv, 피폭량을 환산해 위험정도를 가늠한다. 그런 면에서 경주는 매우 불안한 도시다. 경주환경연합 회원으로 9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는데, 그 당시 경주가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문제로 시끄러웠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이 경주로 내려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면서 두 달 동안 회원들과 먹고 자고하는 것을 봤다. 나중에 원전과 방폐장 문제에 함께 참여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렇게 경주방폐장과 원전을 조사하는 일들을 맡게 됐다. 그때 옆에서 양이 처장을 지켜보니까 굉장히 진지하고 뭔가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웃음) 처장님이 저를 불러낸 셈이다. 그러다가 얼마 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졌다. 깜짝 놀랐다. 그 후에 후쿠시마 방사능의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 했다. 방사능이 하늘과 땅을 덮었다. 바다도 오염됐다. 일본도 저렇게 대형사고가 나는데 한국이라고 안 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핵 사고의 원인이 도대체 무언지, 한국에서 사고가 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그게 너무나 궁금했다. 그래서 혼자 자료도 찾고 공부를 했다.

 

- 탈핵전도사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 과거에 원전사고가 난 나라들을 보면 원전이 많은 나라에서만 났다. 현재 31개 국가가 원전을 운영 중이다. 그중 1등, 2등, 4등에서 났다. 1등이 미국, 2등 구소련, 4등이 일본이다. 한국은 5등, 프랑스가 현재 2등이다. 원전개수가 사고확률을 결정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다가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해 탈핵강의를 시작하게 됐다. 다른 활동가들처럼 성명서를 내기도 했지만 주된 일은 강의다. 원자력이 왜 위험한지 한국이 왜 탈핵으로 가야하는지, 그게 왜 가능한지 세계적 트렌드가 탈핵으로 가는 이유가 뭔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그동안 1000번 이상 강의를 했다. 1년에 약 200회 정도다. 강의초기에는 시민단체가 주로 많았고 다음이 종교단체와 생활협동조합, 교육기관 순이다. 진보 교육감 당선 이후 강의가 늘었다. 학교와 교사, 학생 대상도 늘었다. 요즘은 교육기관이 제일 많아졌다.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는 거의 한 바퀴 돌았다. 이제는 학교다. 원전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 문재인 정부의 탈 원전 정책수립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 문재인 캠프 당시 당내 경선과정에 ‘국민성장’이라는 정책캠프가 있었다. 당시 800명의 교수가 참여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우리 팀은 환경과 에너지를 제안하는 팀이었다. 그때 탈 원전을 제안했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에게 탈 원전 공약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탈 원전’을, 박근혜 후보는 ‘원전비중 감축’을 공약했었다. 이는 잘 안 알려진 내용이다. 이번에도 공약을 했는데 주목을 그렇게 많이 받지 못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꽤 관심을 가졌다. 그렇게 해서 탈 원전 제안이 됐는데, 당내 경선이 끝난 다음에는 민주당에서 정책을 거의 좌지우지 했다. 아마 국민성장팀에서 제안한 부분도 고려됐겠지만 거의 새로 작성하다시피 해서 추진했다. 거기에 또 탈 원전 공약이 담겨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문 대통령이 2011년 당시 공약했기 때문에 바뀔 이유가 없다. 사실 꽤 오래된 공약이다. 저도 참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주도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주도했다. 당이 주도하기 전에 제안이 있었던 것이다.

 

- 탈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상관관계는.

▲ 원자력 비중은 전 세계가 10%인데 유독 한국만 30%다. 원자력이 특별히 많고 재생에너지가 특별히 적은 나라다. 지금 탈 원전 정책을 말하지만, 사실은 에너지전환정책이 맞다. 석탄과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가는 정책이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를 갑자기 늘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LNG(액화천연가스)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수요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전력수요가 한국처럼 급작스럽게 증가하면 안 된다. 한국은 1인당 웬만한 선진국보다 훨씬 많은 전기를 쓰고 있다. 전기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선진국들은 20년 동안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경제성장률은 우리와 비슷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그것은 에너지효율화 사업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거나 실내블라인드 커튼을 창 밖에 설치했다. 유리창을 통과하는 햇빛 열을 외부에서 차단해 에어컨 전기소비를 줄였다. 적은 전기로 효율을 극대화 했다. 한국은 그런 기술과 노력을 배워야 한다.

 

- 사고확률을 왜 30%로 보는가.

▲ 받아들이기 어려운 숫자일 것이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다. 원자력 계는 지금까지 원전 한 개가 100만 년에 한 번 사고가 난다고 그렇게 홍보를 했다. 그 주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사고 확률은 그렇지 않다. 지금 전 세계 원전이 442개 있다. 그동안 6개가 터졌다. 미국 쓰리마일 1개, 구소련 체르노빌 1개, 일본 후쿠시마 4개다. 단순하게 사고확률을 계산해보면, 원전 한 개가 사고 날 확률은 442분의 6이다. 대략 75개 중 한 개가 터진 셈이다. 그런 정도로 지금까지 사고가 났다. 원자력업계에서 말하는 숫자와는 완전히 다르게 실제로 발생한 거다. 그런데 한국에는 25개가 있다. 그러면 3분의 1이 된다. 이걸 다시 계산하면 30% 확률이 나온다. 공식은 좀 복잡하지만 제가 계산한 바로는 30%다.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나는 것이다. 다만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원자력계가 하도 안전하다고 광고를 해왔다. 그래도 실제로 사고는 일어났다. 틀리지 않았다.

 

- 원전 폐쇄비용도 만만치 않다.

▲ 원전건설 비용도 원전타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비싼 만큼 폐쇄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정부는 원전 한 개를 폐쇄하는데 약 6000억 원이 들어간다고 말한다. 엄청난 돈이다. 외국 데이터를 보면, 우리 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 1~2조 원 정도로 계산한다. 이렇게 폐쇄하는데도 돈이 많이 필요한데,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런 돈을 그동안 적립을 하고 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장부상으로만 적립했다. 이것도 문제지만 고리원전 폐쇄비용을 향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물론 다른 원전이 돌아가고 있고 수익이 있으니 그 부분을 알아서 하리라고 본다. 직접 국민 세금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원자력이 경제적이라는 것도 사실은 확인해봐야 할 내용이다.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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