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 생리대, 제2의 옥시 되나
릴리안 생리대, 제2의 옥시 되나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7.08.25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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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6명이 생리주기 변화 호소” 집단 소송 움직임

제2의 옥시 사태로 번지는 건 아닐까. 여성들의 생리대 공포가 분노로 치닫고 있다.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에 대해 여성 네티즌들이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도 일회용 생리대의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릴리안 생리대를 정기적인 품질관리 점검대상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깨끗한 나라’측은 환불조치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 여성환경연대 제공

 

깨끗한 나라에서 생산하는 릴리안 생리대 제품 소비자들이 집단으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지난 21일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청구) 준비 모임’ 온라인 카페를 개설한 뒤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 24일 오전 현재 이 온라인 카페에 회원가입한 인원은 8542명 정도다.

한편, 이번 소송을 담당한 법무법인 법정원측은 “소장 초안이 대부분 마무리되어 원고들 확정 후, 다음 주 소장 접수를 할 예정”이라며 “소송에 참여할 분은 소장에 기재된 각 개인정보 및 구체적인 증상 저이를 위한 2차 설문에 응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2차 설문 안내에 따라 1차 마감시한인 이번 주 금요일 낮 12시까지 소송비용을 입금하면, 입금하신 분들에 한해 별도 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여성환경연대 제공

“10명중 6명 생리주기 변화 호소”

이런 가운데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던 여성 10명 중 6명이 생리주기 변화를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24일 여성환경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뒤 부작용을 겪은 여성들이 제보한 사례 3009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3009명의 여성 가운데 65.6%(1977명)가 생리주기에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주기가 1∼2개월 바뀌었다는 응답이 22.7%(684명)로 가장 많았고, 3개월 이상이 10.3%(311명), 6개월 이상은 12.3%(370명)였다.

전체 제보자 중 85.8%(2582명)는 생리 양이 줄었다고 답했다. 반대로 생리 양이 늘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4.3%(128명)이었다.

릴리안 생리대를 쓴 뒤 생리통과 질염, 각종 피부 질환을 겪은 사례도 많았다. 제보자의 68%(2045명)가 이전보다 생리통이 심해졌다고 답했고, 55.8%(1680명)의 여성은 제품 사용 후 질염 등 여성질환을 겪었다고 했다. 48.3%(1453명)는 피부질환이 생기거나 심해졌다고 했다. 제품을 쓰고 3년 이내에 월경이나 자궁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는 49.7%(1495명)였다.

여성환경연대는 “제보 중에는 릴리안 생리대 제품을 사용한 뒤 자궁에 생긴 혹이 뚜렷한 원인도 없이 커져서 수술하거나 1년 가까이 생리가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여성환경연대가 강원대 생활환경연구실 김만구 교수 연구팀과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10종에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 이 중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있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유해물질 사용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현행법상 생리대 관련 규제는 폼알데하이드, 색소, 형광물질, 산·알칼리 규정뿐이므로 논란이 된 생리대 부작용의 원인을 규명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각종 독성물질과 피부 알레르기 유발 물질·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모든 유해 화학물질을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소장은 “그동안 생리대 사용에 대한 불편함과 어려움, 생리통 등 여성들이 호소하는 생리 관련 증상은 사소하고 개인적인 사건으로 폄하돼 주목받지 못하고 누구도 책임있게 관련 조사나 대책을 마련한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이 여성 위생용품 속 유해물질 및 여성 건강에 대한 무관심을 벗어나는 커다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나섰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과 관련 “정부는 즉각 시판 중인 모든 생리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릴리안 생리대 사태로 대한민국 여성들은 공포를 넘어 분노로 치닫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한 환경단체의 연구결과 여성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포함됐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인구 절반이 사용하는 생리대의 위험은 가히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비견된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대의 안전성은 여성의 건강권과 직결돼 있다”며 “안 그래도 비싼 가격으로 인해 불만의 대상이 돼왔는데, 관리 감독까지 허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성건강에 대한 국가의 (안이한) 인식과 태도를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차적으로는 해당 업체의 책임을 물어야 하고, 또 유사사례가 발생한다면 시판을 중단시키고 이번 사태를 해결할 근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릴리안 생리대 정기적 수거 검사”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4일 안전성 논란이 있는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를 정기적인 품질관리 점검 제품에 포함시켜 수거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생리대 제조업체 5곳을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장조사를 받은 회사는 유한킴벌리, 엘지유니참, 깨끗한 나라, 한국피앤지, 웰크론헬스케어 등 5곳. 이들이 생산하는 생리대는 시중 유통량의 90%를 차지한다.

식약처는 공정 점검에서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반사항이 확인되는 경우 행정처분 및 해당 제품 회수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주요 점검 내용은 ▲ 접착제 과다 사용 여부 ▲ 원료 및 제조공정이 허가사항을 따르고 있는지 여부 ▲ 업체의 원료·완제품 품질 검사가 수행 현황 ▲ 제조·품질관리 기준 준수 여부 등이다.

이와함께 식약처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소비자단체 등과 25일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생리대 안전관리 조치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한 시급한 문제인 만큼 연구를 최대한 앞당겨 실시한다”며 “해당 물질의 인체 위해성이 확인될 경우 기준 마련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릴리안 전제품 환불”

앞서 23일 깨끗한 나라는 릴리안 전 제품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깨끗한 나라는 홈페이지에 “인과관계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고객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판단했다”며 사과문을 올리고 환불 불가 방침을 바꿔 28일 오후 2시부터 환불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생리대 구매 시기, 영수증 보관 여부, 개봉 여부와 상관없이 환불해 주기로 했다. 릴리안 생리대를 환불 받으려면 28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깨끗한 나라 본사의 소비자 상담실로 전화하거나 환불 접수 사이트로 접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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