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풍’에 정치권 요동

지난 대선 이후 몸을 낮췄던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 대표가 다시 현직 선장으로 복귀하면서 그의 출마를 반대했던 내부 의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보수 정치권은 안 대표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며 야권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안 대표의 귀환이 국민의당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안풍’을 살펴봤다.

 

 

안철수 대표가 또 다른 ‘정치 실험’을 꿈꾸고 있다.

당 안팎의 논란 속에서도 현직 대표가 된 안 대표는 “제2창당위원회를 만들어 혁신하겠다”며 선명성을 강조했다. 그가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 뿐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까지 참배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익과 민생에 도움되는 일이라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며 “앞으로 여당보다 야당과 더 많은 대화를 하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안 대표는 선명성을 표방하며 “국민을 편 가르고 민생과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면 날 선 비판으로 강력히 저지하는 야당이 돼야 한다”고 청사진을 내비쳤다.

그의 ‘광폭행보’에 그의 출마를 반대했던 12명의 의원들은 안 대표의 승리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절반의 지지를 받은 원외 대표의 한계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안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며 전당대회준비위원장직까지 사임한 황주홍 의원은 전대 결과에 대해 “아쉽습니다. 이런 결과가 아니길 기대했습니다”라고 짧은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전대 과정에서 조배숙, 주승용, 유성엽, 장병완, 황주홍 의원 등 12명은 ‘책임정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
 

“경쟁상대는 외부”

안 대표의 귀환은 성공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그의 8.27 전당대회 성적표는 51.09%였다.

이를 의식이라도 하듯 안 대표는 “경쟁상대는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며 “제가 부족했던 점을 사과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문단속에 나섰다. 일단 국정감사 기간이 시작되면 원외 당대표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65%의 지지를 얻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비교하며 안 대표의 리더십은 여전히 확고하지 못함을 지적하는 인사들도 존재한다.

안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결단을 내릴지도 관심이다. 과거 출마를 시도했던 서울시장 선거나 부산시장 선거가 후보지로 떠 오른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차라리 안 대표의 고향이자 성장지이고 국민의당의 불모지인 부산시장을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당의 요청이 있으면 지방선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불투명한 만큼 또 다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양 당은 안 대표를 향해 연일 러브콜을 보내며 야권공조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며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야당으로 거듭 태어나는 국민의당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우리 당이 추구하고 있는 합리적이고 강한 야당에 같이 동참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안 대표가 수락 연설은 정확히 두 달 전 제가 대표로 선출된 후의 첫 일성과 같고, 바른정당이 걸어온 길과도 같다”며 “행동으로 입증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 정치권에선 통합, 연대 시나리오가 최근들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저마다 ‘동상이몽식’ 꿈을 꾸고 있는 만큼 현실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당에선 야3당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단일후보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바른정당은 중도진영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공조의 끈을 강화하고 있다. 돌아온 ‘안풍’이 원외라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며 정치권에 후폭풍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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